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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용의자 DNA감정 책임자 "설마 했는데 확인하고 경악"

송고시간2019-09-19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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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필원 국과수 법유전자과장…"용의자 특정한 순간 소름 돋아"

화성 사건 계기로 국과수 들어온 지 28년 만에 '결실'

화성 연쇄살인사건 용의자 DNA감정 총괄한 강필원 국과수 과장
화성 연쇄살인사건 용의자 DNA감정 총괄한 강필원 국과수 과장

[행정안전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제공=연합뉴스]

(세종=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설마 했는데 3건에서 모두 동일한 유전자 프로필을 확인하다니…놀라다 못해 경악스러웠습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이 계기가 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들어왔는데 용의자를 특정하는 작업을 맡아 하게 됐네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에서 DNA분석 등 유전자 감정을 총괄하는 강필원(56) 법유전자과장은 19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만감이 교차하는 목소리로 소회를 밝혔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1991년 보건연구사 경력공채로 국과수에 들어온 강 과장은 국과수에서 처음 DNA 감정을 시작한 1992년부터 지금까지 이 분야에서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다 겪은 베테랑이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2014년 세월호 침몰을 비롯해 연쇄살인범 유영철·김길태 사건 등 숱한 대형재난과 흉악사건에서 DNA 감정을 통한 피해자 신원확인 작업에 직접 참여했다.

그런 강 과장도 이번에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감정물을 분석해 용의자를 특정한 순간 "소름이 돋았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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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_zGR1DU5ulg

그는 "경찰에서 7월에 화성사건 감정물을 가져오기 시작해 8월 초부터 어제까지 차례로 9차, 10차, 7차, 5차 사건의 감정 결과가 나왔다. 이 가운데 남성 DNA가 없었던 10차 사건 감정물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건에서 동일한 DNA 프로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남성이 처제 성폭행 살인사건으로 수감 중인 A씨임을 확인하고 순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설마 했는데 정말이지 경악스러웠다"고 말했다.

강 과장은 화성 살인사건을 계기로 국과수로 들어오게 된 자신이 사건의 용의자 확인 작업까지 맡게 돼 만감이 교차한다고 했다.

그는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DNA 감정을 할 수 없어 일본에 의뢰해야 했다. 관련 전공자로서 관심을 갖던 차에 국과수에서 전문가를 뽑으면서 이 길로 들어섰다"며 "화성 사건 때문에 입사했는데 30년 가까이 지나 그 용의자를 확인하게 되다니 정말이지 소설 같다"고 말했다.

강 과장은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된 2006년 이전에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질문에는 "아쉬워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DNA 분석 장비와 시약의 품질 등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국과수 DNA 감정관 노하우도 그동안 대형 사건·사고를 접하면서 크게 향상됐다"며 "또한 DNA 감정물 분석은 아주 예민한 작업으로 작은 변화에도 결과가 달라져 몇 년 전에 같은 검사를 했다고 해서 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강 과장은 "무엇보다 수형자 DNA 데이터베이스(DB)가 공소시효 이후인 2010년에 만들어져서 그 이전에는 (동종범죄자 DNA와) 대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면서 "화성 사건 감정물의 DNA와 수형자 DB 대조가 이번에 처음 이뤄지게 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범인을 꼭 찾아내고 싶었다. (이번 용의자 확정으로) 모든 국민이 느꼈을 안타까운 마음이 조금이라도 해소됐으면 한다" "앞으로 나머지 화성 사건의 DNA 감정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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