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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방송에도…태국 정부, 배우보다 홍수 성금 모금 적어 '머쓱'

송고시간2019-09-2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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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보다 신속·투명?…배우 "정부와 별도로 직접 나눠줄 것"

이재민들에게 구호품을 나눠주는 쁘라윳 짠오차 총리
이재민들에게 구호품을 나눠주는 쁘라윳 짠오차 총리

[EPA=연합뉴스](태국 정부 제공)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정부가 2주 넘게 물난리를 겪고 있는 태국 북동부 이산 지역 주민들을 돕겠다며 TV 방송까지 해가며 성금을 모금했지만, 배우 개인보다 모금액이 적어 머쓱한 상황이 됐다.

20일 온라인 매체 카오솟에 따르면 홍수 피해 대처가 늦었다는 비판을 받아 온 쁘라윳 정부는 지난 17일 구호 성금 모금 TV 방송을 진행했다.

오후 7시 30분부터 2시간 반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된 모금 방송에는 쁘라윳 짠오차 총리도 직접 출연해 전화를 받기도 했다.

쁘라윳 총리는 이날 오전에는 10만 바트(약 388만원)를 내면서 총리실이 운영하는 재해구호기금에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해 성금 방송에 많은 시민이 참여해달라는 '메시지'를 발신한 셈이다.

태국 연립정부 소속 정당들도 19일 예정된 만찬 행사를 취소하며 정부 노력에 힘을 보탰다.

정부가 사실상 '전력투구'한 모금 방송을 통해서 모인 수해 성금은 2억6천300만 바트(약 103억원)였다.

적은 액수는 아니지만, 지난 주말부터 시민들의 온정을 호소한 한 배우의 성금 모금액과 당장 비교됐다.

수해 현장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다 이재민들에게 현실적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페이스북을 통해 성금 모금에 나선 배우 빈 반루릿은 19일 현재 자신의 계좌에 3억5천500만 바트(약 139억원)가 모였다고 밝혔다.

정부 모금액보다 36억원가량이 많다.

시민들로부터 현금을 기부받은 배우 빈 반루릿(왼쪽)
시민들로부터 현금을 기부받은 배우 빈 반루릿(왼쪽)

[카오솟 캡처]

이와 관련, 카오솟은 수해를 당한 주민들에게 성금을 더 빨리 그리고 더 투명하게 나눠줄 것이라는 생각에 일부 시민들이 정부보다는 빈의 계좌로 성금을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태국인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케이팝 그룹 블랙핑크의 태국인 멤버 리사도 빈의 계좌로 수해 성금 10만 바트를 보냈다.

태국 정부는 이에 대해 정부 기금은 각종 규제 때문에 지출이 자유롭지 않다면서 '애써' 의미를 두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위사누 크루어-응암 부총리는 언론에 "빈의 지원은 물론 좋은 일이지만, 그는 규정을 따를 필요가 없다. 그러나 정부 재난구호기금에 기부된 돈은 엄격한 규정을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사누 부총리는 또 정부에 기부된 돈은 수리 작업이나 농민들에게 홍수로 떠내려간 가축을 사주는 등 상대적으로 장기간이 소요되는 구호 프로그램에 사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모금에 탄력을 받은 빈은 성금이 정부 구호기금에 합쳐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빈은 페이스북 동영상을 통해 성금 모금 이후 이재민들에게 2천200만 바트(약 8억6천만원)를 나눠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3억 바트라는 금액은 모으기 쉽지 않다. 정부가 이 성금을 가져가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순결한 의도와 가능한 가장 투명한 방식으로 성금을 처리할 것이며, 1바트·1사땅(100분의 1 바트) 조차도 이재민들의 손에 갈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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