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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 드라마 편성 전략, '약발' 떨어졌나

송고시간2019-09-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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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2'·'구해령' 평균시청률 5% 남짓

"편성보다 콘텐츠…플랫폼 고민도 필요"

[MBC 제공]

[MBC 제공]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MBC가 야심 차게 편성한 '9시 드라마'들의 기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현재 밤 9시에 방영 중인 평일 미니시리즈들은 종전 '10시 드라마'들과 시청률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종영까지 4회 분량만을 남겨두고 있는 MBC TV 월화드라마 '웰컴2라이프', 수목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 평균시청률은 각각 4.7%, 5.3%에 불과하다.

올해 초 밤 10시에 방송한 MBC TV 월화극 '나쁜형사'(7%)와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6.5%)보다 못하고,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들은 수목극 '붉은 달 푸른해'(4.7%), '더 뱅커'(4.1%)와 비슷한 수준이다.

MBC가 '밤 9시 드라마' 편성을 시작하면서 첫 주자로 내놓은 '검법남녀2'와 '봄밤'은 각각 평균시청률 7.9%, 7.1%로 준수한 성적을 냈지만, 이는 편성 시간이 아니라 드라마 콘텐츠 자체에서 나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검법남녀2'의 경우는 시즌1보다 진화했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완성도가 뛰어났고, '봄밤'은 안판석 PD 특유의 '현실 멜로' 연출 능력이 빛을 발했다.

이에 반해 '웰컴2라이프'는 드라마 안에서 이질적인 장르가 융합하지 못하고 널을 뛰고, '신입사관 구해령' 또한 청춘 남녀의 로맨스에만 집중하면서 '여성 사관 이야기'라는 초반 기획 의도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SBS 제공]

[SBS 제공]

SBS도 올여름 월화 미니시리즈 대신 예능 '리틀 포레스트'를 방송하면서 변칙 편성을 시도했지만, 이 프로그램 또한 시청률 3∼4%대를 맴돌면서 점차 하락세다.

지상파 3사 가운데 밤 10시대에 방송하는 유일한 예능이지만, 편성의 유리함을 정작 프로그램이 이어받아 살리지 못한 실패 사례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편성은 방송 환경을 구성하는 여러 조건 중 하나일 뿐, 편성 차별화가 드라마 흥행을 무조건 장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편성 시간대가 아무 의미 없다고 할 순 없겠지만 실질적으로 콘텐츠 경쟁력을 좌우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결국은 콘텐츠가 얼마나 좋은지가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지적했다.

공희정 TV평론가 또한 "역시 편성보다 기획이 중요하다"면서 "단순히 시간대를 옮기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미니시리즈=16부'라는 틀을 깨서 스토리를 더 다이내믹하고 밀도 있게 가져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학과 교수 겸 드라마 평론가는 "콘텐츠 경쟁력은 시간대 문제가 아니라 콘텐츠 자체의 힘이어야 한다. 이건 불변의 진리"라고 전제한 뒤 "단순히 시간대를 옮기는 편성이 아니라, 지금은 모바일과 디지털 등 플랫폼의 변화를 반영한 편성 전략에 대한 고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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