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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합군 실력 행사에도 中화웨이 생산현장은 '마이웨이'

송고시간2019-09-20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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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생산량 유지하고 R&D 인력 확대…5G 전시장도 신설

거버넌스전시홀도 대외 공개…의사결정 구조는 여전히 물음표

(둥관·선전=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20일 오전 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華爲) 본사가 있는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에서 차로 1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둥관(東莞)의 '옥스 혼'(Ox Horn·牛角) 캠퍼스.

소뿔을 닮은 지형에서 유래된 옥스 혼 캠퍼스는 화웨이가 2015년 한때 '아시아의 공장'이라 불린 둥관에 구축한 연구개발(R&D)센터다.

캠퍼스는 180만㎡ 면적에 독일 하이델베르크성과 프랑스 파리 국제대학촌, 헝가리 부다페스트 건물 등 유럽 유명 도시와 건물을 본뜬 12개 구역으로 구성됐다. 직원 약 2만명이 근무 중이며 내년 말까지 옥스퍼드 존 등이 완공되면 직원 수가 R&D 인력 2만5천명을 포함해 3만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불법 정보탈취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 5월 화웨이를 블랙리스트 기업으로 지목한데 이어 세계 최대 보안사고 대응 협의체인 국제침해사고대응팀협의회(FIRST)가 최근 회원에서 퇴출하는 등 이른바 '미 연합군'의 공세가 강화되고 있지만 옥스 혼 캠퍼스는 평온한 분위기였다.

화웨이 직원들이 스위스 융프라우 산악기차를 모방한 트램을 통해 구역을 여유롭게 오가는 등 특별한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둥관 화웨이 옥스 혼 캠퍼스 [촬영 최현석]

둥관 화웨이 옥스 혼 캠퍼스 [촬영 최현석]

R&D센터의 연구 결과를 반영해 스마트폰과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 등을 만드는 생산 현장도 정상 가동되고 있었다.

R&D센터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남방공장은 1.3㎢ 면적에 30여개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메이트'와 'P' 시리즈를 생산해 품질 표준을 수립하면 다른 공장에서 표준에 맞춰 생산을 한다.

둥관 화웨이 남방공장 전경 [화웨이 제공]

둥관 화웨이 남방공장 전경 [화웨이 제공]

모자와 방한복을 착용하고 한 건물 3층에 있는 화웨이 P30 조립 라인으로 올라가니 기계와 직원이 함께 스마트폰을 만들고 있었다.

120m 길이의 생산라인 중 정밀도가 필요한 작업은 대부분 기계에 의존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을 점검하는 역할은 직원들이 맡고 있었다. 2013년에는 생산라인 하나에 86명이 근무했지만 자동화가 진전되면서 근무자가 17명으로 줄었다. 물류 로봇인 AGV가 완성품 운송을 돕고 있다.

라인당 하루 2천400대의 스마트폰를 생산하고 있으며 현재 10여개 생산라인이 가동중인 점을 고려하면 총 생산량은 상반기와 유사한 2만5천~2만7천대 수준으로 관측된다

화웨이 생산라인 관계자는 "자동화 된 생산라인은 24시간 가동되고 있다"며 "직워들이 2교대로 근무하며 소비자 견해나 자체 아이디어를 반영하고 있어 타사 대비 불량률도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남방공장 제조 라인 [화웨이 제공]

화웨이 남방공장 제조 라인 [화웨이 제공]

선전 본사로 복귀해 화웨이가 지난 7월 5G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 개설한 전시장 '갈릴레오홀'을 찾았다.

입구 벽면에 새겨진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 등 유명 IT 관련 인사의 그림과 설명이 눈길을 끌었다.

입구 프런트에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적 공격을 받아 심하게 손상되고도 무사 귀환한 미그기 모습이 담긴 엽서를 전시하며 대미 항전의지를 내비쳤다.

미그기 그려진 화웨이 엽서[촬영 최현석]

미그기 그려진 화웨이 엽서[촬영 최현석]

갈릴레오홀 직원은 "화웨이의 5G 기술이 경쟁사보다 12~18개월 앞서 있다"며 "실질적인 계약 규모와 출하량을 보면 우리가 앞서가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종전 작업자 4명이 6시간 동안 1개의 롱텀에볼루션(LTE·4세대 이동통신) 기지국을 구축했지만 크기를 10분의 1로, 중량을 93% 줄인 필터 등 개발품 덕분에 2명이 2시간만에 1개 기지국을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화웨이 선전본사 5G 전시장 '갈릴레오홀' 내부 [촬영 최현석]

화웨이 선전본사 5G 전시장 '갈릴레오홀' 내부 [촬영 최현석]

화웨이는 갈릴레오홀과 함께 주주구성·거버넌스전시홀도 한국 언론에 처음 공개하며 투명성을 강조했다.

전시홀 관계자는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이 지분을 1.02%만 보유하고 있고 9만6천여 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공회(노동조합)가 98.98%를 소유하고 있어 정부기관 등 제3자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분 관련 의사 결정은 조합원이 선출한 115명으로 구성된 대표위원회가 하고 있다. 런 회장이 유일하게 거부권을 행사해 대표위원회 결정 사항의 이행 시기를 연기할 수 있지만 거부권을 행사한 적은 없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중국공산당 산하인 공회의 조합원 모두 당원이냐는 질문이나 화웨이 내 별도 조직인 공산당위원회가 경영에 관여하느냐는 질문에는 "당위원회가 있는 것으로 알지만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른다. 공회가 선전시에 등록하지만 당과는 어떤 관계인지 알지 못한다"며 답을 피했다.

미국 등은 런 회장이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정보공학부장 출신이고 많은 임직원이 중국 군이나 국가안전부와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화웨이 선전본사 주주구성·거버넌스전시홀 내부 [촬영 최현석]

화웨이 선전본사 주주구성·거버넌스전시홀 내부 [촬영 최현석]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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