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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출신에겐 여전한 '차별·유리천장'…"공정한 출발선을"

송고시간2019-09-2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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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장관·서울시교육감 면담 요구…실습 현장 열악한 환경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특성화고등학교는 공부를 못해서 간 것이라고 보는 시선이 많아요", "특성화고 학생들은 노력해도 동등한 기회조차 얻을 수 없는 건가요?"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 주최로 21일 서울 종로구의 한 복합공간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특성화고 학생과 졸업생들은 특성화고 출신이 겪은 차별 경험을 털어놓으며 '공정한 출발선'에 함께 설 수 있기를 희망했다.

서울의 한 특성화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여학생은 "특성화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대학에 가는 것보다 일찍 적성에 맞춰 진로를 개발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일반고등학교보다 열등하게 보는 시선이 많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경기비정규직지원센터가 경기 지역 특성화고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6.9%가 비정규직으로 근무했고, '고졸이라서 무시와 차별을 받았다'며 부당 대우를 털어놓은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인천의 한 특성화고등학교에 다니는 2학년 여학생은 "특성화고 학생 중에는 노력해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경우도 있지만 '특성화고 나온 게 대수냐', '개나 소나 다 공무원 하나' 등 좋지 않은 사회적 시선이 있다"고 털어놨다.

한 상업계열 특성화고 졸업생은 "10년 일해도 고졸은 9급 사원이라 대졸 신입(8급)보다 연봉과 직급이 못하다. 학력 차별에 따른 유리천장은 분명히 존재했다"며 이를 해소할 제도 마련을 촉구했다.

최근 불거진 정치 인사들의 자녀 특혜 논란을 보면서 '박탈감'을 느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졸업생은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와 계속해서 터지는 정치 인사들의 취업 비리 등을 보면서 충격이었다"면서 "우리와 동떨어진 이야기인 것 같아 같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게 맞는지 박탈감이 든다"고 털어놨다.

연합회는 "실질적인 고교 서열화의 가장 아래에는 특성화고가 있으며 학생들은 입학부터 졸업 후, 취업까지 차별받는 현실에 놓여있다"면서 "고졸 차별 없는 공정한 출발선을 위한 교육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변화를 함께 모색하자며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의 면담도 바랐다.

이날 연합회 측은 특성화고 학생들의 열악한 교육·작업 환경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연합회가 지난 7월 9일부터 22일까지 전국의 공업고등학교 재학생 495명을 온·오프라인으로 조사한 결과, 실습 과정에서 '마스크'를 한 번도 받지 못하거나 별로 지급받지 못했다고 말한 학생은 160명(32.3%)에 달했다.

실습하면서 '현기증이 나거나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한 학생도 58명이었고, '눈·코·목이 따갑다'(41명), '가슴이 답답하고 기침이 난다'(36명) 등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았다.

한인임 일과건강 사무처장은 실습 과정의 납땜·용접 작업 등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면서 "물리적 환경이 동일한 수준이라면 성인보다 (영향이)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청소년은 더 많이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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