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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도 마라톤 강행…대구 달서구 안전불감증에 비난 쇄도

송고시간2019-09-2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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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사무국 "오후 1시에 끝난다"…시민 "신청사 때문에 강행하나"

(대구=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태풍에 폭우라는데 5살 먹은 애랑 비옷 입고 달리라고요?"

대구 달서구가 제17호 태풍 '타파' 북상에도 마라톤 대회를 강행하기로 해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달서 하프마라톤 대회' 사무국은 오는 22일 개최 예정인 '제13회 달서 하프 마라톤 대회'를 정상진행한다고 21일 대회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또 이날 오후 2∼6시 사이 행사 교통 도우미들에게 문자메시지로 '마라톤은 정상진행 하오니, 통제시간 30분 전에는 지점에 도착 바랍니다'라고 통보했다.

태풍에도 마라톤 통보 문자
태풍에도 마라톤 통보 문자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회 사무국은 "태풍이 22일 오후 3시께 제주도 근처를 지날 것으로 판단한다"며 "강풍 반경이 340km 정도이므로 그때쯤 대구에 강풍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어 "오전 9시에 하프(코스) 출발을 시작으로 정오께 경기를 마치고 오후 1시께 전반적인 대회를 종료한다"며 대회 강행 계획을 밝혔다.

대회 홈페이지에는 "태풍이 온다고 온 나라가 난리인데 강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선수들이야 상황 보고 안 나가도 되지만 자원봉사자도 있는데 무리하게 강행하는 건 문제가 있다", "가족과 함께하기 위해 신청했는데…이 날씨에 애들 데리고 갔다가 병원 신세를 지겠다"며 주최 측의 안전 불감증을 지적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참가자라고 밝힌 한 시민은 "내가 두 번 다시 이런 저급한 마라톤 대회에 참가 안 한다. 태풍이 몰아쳐도 참가자들 안전은 생각 안 하고 자기들 배 채울 생각하는 주최 측 횡포에 치가 떨린다"라고 성토했다.

"태풍이 와도 달리겠다. 그리고 쓰러지겠다. 그리고 이슈화시키겠다", "대회 시각 순간풍속이 최대 초당 15∼17m다. 바람 방향만 잘 바뀌어 준다면 10km를 11분대에 주파할 것 같다"는 비아냥도 이어졌다.

한 시민은 "(대구시청) 신청사 유치 의식 때문에 강행하는 것 아니냐. 태풍에 진행하면 이미지만 더 나빠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행사 관계자조차 "비바람이 몰아치고 대구시가 태풍 대책본부까지 차렸는데 마라톤을 강행한다는 게 말이 되냐"며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데도 (위에서는) 무조건 한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강한 중형급 태풍인 '타파'의 중심기압은 965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37m(시속 133㎞)다. 초속 15m 이상 강풍이 부는 반경은 350㎞다.

태풍 영향으로 대구를 비롯한 영남권 대부분 지역에는 이날 오후 9시부터 호우주의보가, 대회 당일 새벽부터 강풍 예비특보가 내린 상태다.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부터 오후 8시 현재까지 대구에는 이미 35mm 비가 내렸고, 앞으로 100∼350mm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에도 달린다"
"태풍에도 달린다"

[달서하프마라톤대회 홈페이지 화면 캡처]

sunh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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