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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폐기물 미리 뿌려놓고…해수부 장관 등 황당한 쓰레기 수거

송고시간2019-09-2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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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군 지난 20일 가계해수욕장 행사장에 쓰레기 투척해 놓고 줍기 퍼포먼스

연안 정화의 날 참석한 해수부 장관
연안 정화의 날 참석한 해수부 장관

[독자 제공·재판매 및 DB 제공 금지]

(진도=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전남 진도군이 바다 쓰레기를 미리 뿌려놓고 연안 정화 행사를 해 말썽이 되고 있다.

진도군은 지난 20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고군면 가계해수욕장에서 '제19회 국제 연안 정화의 날'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과 전남도 부지사, 해양환경공단, 수협, 어업인, 학생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해변 가득 쌓여있는 쓰레기를 2시간여 동안 열심히 치웠다.

그러나 이 쓰레기는 진도군이 행사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인근 해변에서 주워다 전날 뿌려 놓은 폐스티로폼, 폐어구 등 해양쓰레기로 드러났다.

한 주민은 "정화의 날 행사가 열리기 하루 전에 1t 트럭이 쓰레기를 싣고 와 바닷가에 쩍 펼쳐 놨다"며 "행사를 위해 깨끗한 해변에 쓰레기가 많은 것처럼 꾸몄다"고 말했다.

진도군은 해양쓰레기를 갖다 놓은 사실을 인정했다.

군 관계자는 24일 "날로 심각해지는 해양쓰레기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이를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행사장 인근에서 사전에 수거한 폐스티로폼 등을 활용했다"면서 "당일 행사 참석자들이 실제 체험을 해 보자는 취지로 사전에 기획된 프로그램이었다"고 해명했다.

정화 활동 종료 후 해양쓰레기를 즉시 100% 수거해 해안 쓰레기 폐기물 보관장에서 처리했다고 군은 설명했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이와 관련 페이스북에 "연안 정화의 날 행사와 관련해 주최기관인 진도군이 행사 전 일부 쓰레기를 해안에 놓아두는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문 장관은 "이번 일이 해양 쓰레기의 심각성을 알리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지라도 거짓과 과장이 더해지면 행사의 취지마저 무색해지고 불신과 실망을 초래한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새기게 됐다"고 고개를 숙였다.

진도군은 올해 작년의 두 배가 넘는 해양쓰레기 수거 실적을 올려, 해양수산부로부터 '해양쓰레기 관리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chog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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