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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바다세상](31) 물고기가 폐로 숨 쉰다고? 겨울잠도 자고?

송고시간2019-09-2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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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퉁이'라 불리는 짱뚱어…10월 초∼이듬해 4월 펄 속 동면

아가미와 폐로 호흡, 물속 물밖 종횡무진…대표 보양식 재료

비린내 없고 단백질, 쇠고기 10배…산지에선 갯벌 위 쇠고기

점프하는 짱뚱어
점프하는 짱뚱어

[서남해안 갯벌 세계유산등재추진단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물고기라고 해서 바닷속에서 헤엄만 치라는 법은 없다.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에 가면 갯벌을 뛰어다니는 별난 물고기 짱뚱어를 만날 수 있다.

물 빠진 갯벌에서 종횡무진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과연 이놈이 물고기가 맞나 하는 의문까지 든다.

짱뚱어는 몸길이가 18㎝ 정도인 망둑엇과 바닷물고기다.

눈은 머리 윗부분에 솟아 있고 몸은 회청색이다. 몸통, 등지느러미, 꼬리지느러미로 광택이 있는 파란색 반점이 흩어져 있다.

아가미와 폐로 공기 호흡을 하면서 육지와 바다를 마음대로 오갈 수 있다.

짱뚱어
짱뚱어

[전남 강진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만조 때는 굴을 파고 숨어 지내다가 간조가 되면 펄을 기어 다니면서 먹이를 찾는다.

잘 발달한 가슴지느러미 덕에 갯벌을 잽싸게 돌아다니며 사냥하는데, 주로 동·식물성 플랑크톤을 먹는다.

짱뚱어는 물고기치고는 드물게 10월 초에서 이듬해 4월까지 긴 겨울잠을 자는 습성이 있다.

잠을 많이 잔다 해서 사투리인 '잠퉁이(잠꾸러기)'라고 불리다가 '짱뚱어'가 됐다고 전해진다.

짱뚱어는 서해안 청정 갯벌에 서식하며 보양식 식자재로 유명하다.

짱뚱어는 한때 우리나라 서·남해안 연안과 그 주변 하구인 옥구, 영광, 영암, 벌교, 고흥, 신안, 무안 등에 흔하게 출현했다.

전남 보성군 벌교읍 갯벌서 잡힌 짱뚱어
전남 보성군 벌교읍 갯벌서 잡힌 짱뚱어

[전남 보성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최근 연안 오염과 개발로 개체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

해외는 일본, 타이완, 남중국해, 미얀마, 말레이제도 등 서부 태평양 열대 해역에도 분포한다.

짱뚱어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몸 전체에 에메랄드빛 반점이 박힌 게 '남방식', 아가미 부근에 세로줄이 난 게 '북방식'이다.

전남 강진군 강진만 짱뚱어 훌치기 낚시
전남 강진군 강진만 짱뚱어 훌치기 낚시

[전남 강진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짱뚱어는 주로 낚싯대로 잡는다.

갯벌에서 이뤄지는 짱뚱어 낚시를 '훌치기'라고 부르는데, 그 방법이 까다롭고 힘들어 일반인들이 잡기는 어렵다.

겨울잠을 자기 전까지 영양분을 체내에 비축해 놓기 때문에 9∼10월에 먹는 것이 가장 맛이 좋다.

소고기보다 단백질이 10배나 풍부해 다이어트시 섭취하면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다.

산지 사람들은 짱뚱어를 '갯벌 위의 쇠고기'라고도 부른다.

'짱뚱어 100마리와 당귀로 만든 진액을 세 번만 먹으면 1년 내내 몸살을 앓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짱뚱어탕
짱뚱어탕

[전남도청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짱뚱어는 다른 물고기에 비해 비린내가 비교적 적어 탕 요리에 제격이다.

짱뚱어탕은 소화 흡수력이 뛰어나 노약자나 수험생 원기 회복에 좋다.

타우린 함량이 장어나 미꾸라지 2배 이상이어서 간 기능 개선과 피로 해소에 좋다.

짱뚱어를 살 때는 손으로 눌러 살에 탄력이 있고 비린내가 없는 것을 고른다.

짱뚱어는 클수록 맛이 좋다.

구매한 짱뚱어는 지느러미를 제거하고 내장을 분리한 뒤 흐르는 물에 씻어 손질하고, 곧바로 먹을 것이 아니면 비닐 팩에 밀봉하여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짱뚱어는 탕, 전골, 구이, 찜, 회 등으로 먹는다.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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