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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을 위한 승리"…프레이저-프라이스·펠릭스, 금빛 질주

송고시간2019-09-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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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출산하고 4년 만에 복귀한 프라이스, 100m 압도적인 우승

지난해 11월 딸 얻은 펠릭스는 12번째 금메달…류훙도 경보에서 우승

"지온, 엄마가 일등이야"
"지온, 엄마가 일등이야"

(도하 AP=연합뉴스) 셜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가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100m에서 우승한 뒤 아들 지온을 안고 기뻐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세상 모든 어머니를 위한 승리."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33·자메이카)가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에서 우승한 뒤 밝힌 소감이다.

30일(한국시간) AP통신은 "프레이저-프라이스가 옳았다. 그리고 이날은 육상계에서 '어머니의 날'로 불려도 좋을 것 같다"고 썼다.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 중인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셋째 날, 어머니 3명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프레이저-프라이스가 여자 100m에서 10초71의 개인 두 번째로 좋은 기록(개인 최고 기록은 10초70)을 세우며 정상에 올랐고, 앨리슨 펠릭스(34·미국)는 혼성 1,600m 계주에서 윌버트 런던(남자), 코트니 오콜로(여자), 마이클 체리(남자)와 짝을 이뤄 3분09초34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류훙(32·중국)도 여자 20㎞ 경보에서 1시간32분53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프레이저-프라이스의 역주
프레이저-프라이스의 역주

(도하 AP=연합뉴스) 셜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가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100m 결선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프레이저-프라이스와 펠릭스, 류훙은 모두 2017년 혹은 2018년에 출산을 하고, 트랙과 도로 종목에 복귀한 '엄마 육상 선수'다.

화려한 전성기를 보낸 이들은 출산과 동시에 우려를 샀다. 그러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며 "임신과 출산 후, 여자 육상 선수들의 기량은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편견을 깼다.

출산 후, 매우 짧은 시간에 이들은 세계정상급 기량을 회복했다. 육상에서는 기록과 메달이 메시지다.

3명의 금메달리스트는 "여성도 할 수 있다. 어머니도 할 수 있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던졌다.

미국, 혼성 1,600m 계주 세계신기록
미국, 혼성 1,600m 계주 세계신기록

(도하 AP=연합뉴스) 미국 선수들이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9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혼성 1,600m 계주 결선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이 앨리슨 펠릭스다.

기록 행진도 이어진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2015년 베이징 대회 이후 4년 만에 100m 정상을 되찾으며 세계선수권대회 8번째 금메달이자, 10번째 메달(금 8, 은 2)을 목에 걸었다. 여자 100m에서는 4번째 금메달을 땄다. 여자 100m에서 프레이저-프라이스보다 1위에 자주 오른 선수는 없다.

펠릭스는 우사인 볼트의 세계선수권 최다 금메달 기록을 넘어섰다. 펠릭스는 이날 생애 12번째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볼트는 11개의 금메달을 따고서 은퇴했다. 펠릭스는 남녀 합해 세계선수권 최다 메달리스트(17개)이기도 하다.

류훙은 세계선수권에서 개인 5번째 메달(금 2, 은 2, 동 1)을 따내며 여자 경보 최다메달리스트 자리를 유지했다. 이 부문 2위는 3개의 메달을 딴 올가 카니스키나(러시아)다.

딸을 안고 있는 펠릭스
딸을 안고 있는 펠릭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출산한 많은 여자 선수가 신체적인 어려움과 높게 쌓인 편견 탓에 은퇴를 택했다.

프레이저-프라이스와 펠릭스도 "솔직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2017년 내가 임신했다는 걸 처음 알았을 때 침대 위에 주저앉아 한참을 울었다"라고 떠올렸다. 당시에는 프레이저-프라이스도 "내 선수 경력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2018년 트랙 복귀를 택했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모두가 '프레이저-프라이스는 끝났다'라고 말했지만, 남편 제이슨과 아들 지온은 나를 믿었다. 나도 나를 믿을 수 있었다"라고 했다.

펠릭스는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나와 모든 여자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편견과 환경을 극복한 동료를 극찬했다.

사실 펠릭스는 이미 많은 여자 육상 선수들의 멘토다.

그는 임신과 출산을 한 뒤 '임신 기간 후원금을 70% 삭감한다'는 나이키의 정책에 정면으로 맞섰다. 선수들은 물론 팬들도 펠릭스를 지지했다.

결국, 나이키는 "펠릭스와 모든 여성 선수들, 팬들에게 사과한다. 앞으로 나이키는 후원 선수가 임신해도 후원금을 모두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류훙, 4년 만에 20㎞ 경보 우승
류훙, 4년 만에 20㎞ 경보 우승

(도하 EPA=연합뉴스) 류훙이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9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20㎞ 경보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나이키의 사과를 받은 뒤, 펠릭스는 더 훈련에 매진했다. "나와 여자 선수들의 싸움이 많은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어머니도 할 수 있다'는 걸 성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펠릭스는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과거보다 더 강해진 나를 발견했다"고 했다. 그리고 출산 후 처음 치른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펠릭스와 함께 미국 혼성 계주 대표팀으로 뛴 오콜로는 "펠릭스는 모든 여성에게 용기를 줬다. 펠릭스의 여정을 지켜보며 우리는 '많은 여성도 출산 후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나도 언젠가 아이를 낳은 뒤, 트랙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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