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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도시문제 해결책은 자원 공유…공공이 브로커 역할해야"

송고시간2019-10-01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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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커먼즈' 전문가 이아이오네 교수 "공공·민간·지역사회 협력 필요"

'공생공락의 도시 커먼즈를 위하여'
'공생공락의 도시 커먼즈를 위하여'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도시 커먼즈' 전문가인 크리스티안 이아이오네 이탈리아 루이스대학교 교수가 30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9.30 jin90@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21세기 도시는 디지털 전환과 기후 변화라는 당면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되고, 기후 변화가 생태계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할, 유일한 기회는 '도시 커먼즈'(Urban Commons)입니다."

크리스티안 이아이오네 이탈리아 루이스(LUISS) 대학교 교수는 지난달 3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21세기 도시가 직면한 최대 문제로 디지털 전환과 기후 변화를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도시 커먼즈 전문가이자 서울시 공유경제 국제자문단 위원인 이아이오네 교수는 1일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리는 '2019 미래혁신포럼' 참석을 위해 방한했다.

그가 강조한 도시 커먼즈는 아직 많은 이들에게 낯선 개념이다.

'커먼즈'(Commons)는 보통 공동 자원·공용자원·공유지·공유재 등으로 번역하는데 도시 커먼즈는 시민들이 직접 공동으로 이용하고, 관리하는 도시 공유 자원으로 해석될 수 있다. 땅, 물, 햇볕 등 자연 자원부터 제도, 사회 기반시설(인프라)까지 아우른다.

이아이오네 교수는 "도시 커먼즈는 도시에 경제 민주화를 불러오는 방법"이라며 "도시 커먼즈를 통해 포괄적이고 민주적이며 경제에 기여할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 커먼즈를 실험실에 비유했다. 공유 실험을 통해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터뷰 하는 크리스티안 이아이오네
인터뷰 하는 크리스티안 이아이오네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도시 커먼즈' 전문가인 크리스티안 이아이오네 이탈리아 루이스대학교 교수가 30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9.30 jin90@yna.co.kr

문제는 공유할 자원이 제한돼 있다는 것이다.

이아이오네 교수는 "희소한 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면 공공, 민간, 지역사회 간 협력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공공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공이 혁신의 브로커 역할을 해야 한다"며 "많은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공공이 플랫폼을 제공하며, 민간이나 학계가 협력할 수 있도록 장을 열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커먼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서울시는 2012년 '공유도시 서울'을 선포하고 다양한 공유 정책을 펼치고 있다. 나눔카, 공공자전거 '따릉이' 등이 대표적이다. 지역 상인과 청년 창업가가 지역 자원을 활용해 신제품을 만들어내는 세운상가, 을지로 공구상가, 창신동 봉제작업장 등도 공유도시 사례로 꼽힌다.

서울시의 공유도시 정책은 국내뿐 아니라 런던, 밀라노, 리스본, 바르샤바, 암스테르담 등 세계 주요 도시로 확산했다. 이 공로로 박원순 시장은 2016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예테보리 지속가능발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아이오네 교수는 "서울시의 공유도시 정책은 도시 커먼즈를 적용하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문제는 인식"이라며 "도시 커먼즈가 하나의 철학으로 자리 잡아야 정책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도시 커먼즈 담당 조직(위원회)을 별도로 만들고, 시장과 가까이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커먼즈는 끼리끼리 모였다가 외톨이가 되기도 하고, 다른 조직의 부작용을 동일하게 경험하기도 한다"며 "늘 많은 사람을 동참시키고, 새로운 사람을 영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 제공]

그에게 도시 커먼즈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은 교육이다.

이아이오네 교수가 속한 루이스 대학교는 법·디지털 사회혁신·지속가능성과 관련한 대학원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을 서울(서울대)은 물론 워싱턴, 런던, 마드리드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이아이오네 교수는 "도시 커먼즈 운동에 대학이 동참하는 게 중요하다"며 "유수 대학에서 배출되는 사회 지도층을 교육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초국가적인 도시법 제정을 위한 움직임에 서울시를 동참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아이오네 교수는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도시 차원에서 법을 제정하고 인권을 장려하는 힘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울시는 이번 미래혁신포럼에서 그간의 '공유도시 서울' 정책을 점검하고, 공유 정책을 한 단계 확대해 지속가능한 도시로 전환을 목표로 '도시 커먼즈' 정책을 모색할 방침이다.

이아이오네 교수는 이날 기조 발제에서 이탈리아 볼로냐시에서 2014년 민관이 함께 수립한 '도시 커먼즈의 돌봄과 이용에 관한 볼로냐 규약'의 의미를 소개하고, 서울시의 도시 커먼즈 실천 방안을 제시한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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