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산사태 현장, 좁은 통로·거대한 토사에 구조 난항

손형주 기자 기자 페이지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저 많은 토사를 어떻게 걷어낼지 막막합니다."

사고 7시간 만에 매몰자 4명 중 1명을 발견했지만, 산사태 현장에서는 추정조차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양의 토사에 군과 소방당국의 구조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3일 오후 부산 사하구 구평동 산사태 현장.

공장과 주택, 식당 건물은 산사태 때 흘러 내려온 토사에 뒤덮여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구조 작업에 투입된 소방대원과 군 장병들이 삽을 들고 흙을 포대에 담으며 토사 제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소방대원과 군부대 장병들은 얼굴과 몸에 진흙을 잔뜩 묻힌 채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사고 현장에는 기중기 6대가 투입돼 토사를 파내며 매몰자를 찾고 있다.

기중기에 탄 소방대원은 혹시나 모른 생존자를 찾고자 랜턴으로 불을 비추었다.

매몰 현장에는 인명 구조견도 수색에 동원됐다.

대형 덤프트럭이 흘러내린 토사를 쓸어 담아 연신 사고 현장 밖으로 빼내고 있지만, 진입로가 좁아 차량 통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임석 사하소방서 구조구급과장은 "매몰 추정 위치에 구역을 나눠 중장비와 구조 인력으로 실종자를 찾고 있다"며 "사고 현장 도로는 출입구가 하나뿐으로 양쪽에서 신속하게 토사를 배출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워낙 흘러내린 토사가 많아 2∼3시간은 더 수색해야 실종자 소재 파악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토사를 걷어내는 것보다 매몰자를 찾는 게 우선이다"고 말했다.

의용소방대원과 적십자 봉사원들도 산사태 현장 인근에서 군 장병과 소방대원들을 지원하고 있다.

산사태가 발생한 지 7시간가량 지났지만, 아직 인근 공장에는 토사가 계속 쌓이고 있다는 증언과 함께 흙탕물이 도로로 쏟아져 내려오고 있다.

매몰자 가족들은 초조한 마음으로 연신 눈물을 흘리며 구조작업을 지켜봤다.

적십자 봉사원 "매몰된 일가족과 식당 주인은 매일같이 봐왔던 이웃"이라며 "동네에서 인정 많기로 유명했고 식당 주인도 공장 인부들에게 밥을 챙겨주기 위해 쉬는 날에도 출근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빨리 구조되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handbrother@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9/10/03 16:2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