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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투어 첫 우승 나이트 "저에게는 캐디가 두 명 있어요"

송고시간2019-10-0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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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교통사고로 숨진 오빠에게 감사…고향에서 첫 승

샤이엔 나이트
샤이엔 나이트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 샤이엔 나이트(22·미국)는 11년 전인 2008년에 8살 많은 오빠 브랜던이 교통사고로 숨지는 아픔을 겪었다.

브랜던에게 많이 의지하던 나이트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그것도 음주 운전을 하던 상대편 운전자의 실수 때문에 일어난 사고여서 나이트 가족의 허망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나이트는 LPGA 투어 데뷔를 앞둔 지난해 12월 LPGA 투어 인터넷 홈페이지와 인터뷰를 통해 "오늘의 저를 있게 한 사람은 바로 오빠였다"며 "(기독교 신자인) 저는 신을 위해 살고 운동하지만 오빠의 명예와 그가 남겨준 것들을 위해서도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소셜 미디어 아이디에는 '33'이라는 숫자가 붙어 있는데 이는 오빠 브랜던이 풋볼 선수로 뛸 때 달았던 등 번호라고 한다.

나이트는 올해 LPGA 투어에 데뷔했지만 힘든 '루키 시즌'을 보내야 했다.

18개 대회에 출전해 절반인 9번 컷 탈락했고 최고 성적은 6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공동 29위에 불과했다.

상금 순위는 120위로 2020년에도 LPGA 투어에서 뛰기 어려운 성적이었다.

LPGA 투어는 상금 순위 80위까지 다음 시즌 출전권을 주고 80위부터 100위까지도 웬만한 대회에는 출전할 수 있는 시드 자격을 준다.

하지만 120위 정도의 순위로는 다시 퀄리파잉스쿨을 거쳐야 다음 시즌 LPGA 투어에서 뛸 자격을 얻을 수 있다.

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더콜로니에서 끝난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은 나이트에게 시즌 최종전이 될 가능성이 컸다.

이 대회가 끝난 뒤에 이어지는 네 차례의 아시아 대회와 투어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은 CME 글로브 포인트 상위권 선수들만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트는 이 대회에서 덜컥 우승을 차지했고 앞으로 2년간 LPGA 투어 시드를 보장받았다.

또 퀄리파잉스쿨로 가는 대신 '아시안 스윙'과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 나갈 자격도 확보했다.

공교롭게도 대회가 열린 텍사스주는 나이트의 고향이다.

지난해 12월 LPGA 투어 인터넷 홈페이지는 2019시즌 신인 나이트를 소개하는 기사에서 "텍사스 출신인 나이트에게 2019년 모든 대회가 기다려지겠지만 텍사스에서 열리는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은 더욱 특별하게 여겨질 것"이라고 썼는데 거짓말처럼 바로 그 대회에서 나이트가 우승까지 차지한 것이다.

나이트는 우승 인터뷰에서 역시 오빠를 추모했다.

그는 "내게는 캐디가 또 한 명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늘에서 나의 경기를 모두 지켜봤을 것이고 나를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라고 눈물을 흘렸다.

나이트는 지난해 12월 LPGA 투어와 인터뷰에서도 "골프 코스에 들어설 때마다 오빠의 존재를 느낀다"며 "앞으로 제가 LPGA 투어 생활을 하는 동안 늘 저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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