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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 "친구 만나는 게 연중행사 된 씁쓸함, 타이틀곡에 담았죠"

송고시간2019-10-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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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집으로 돌아온 남성 4인조 밴드…"절친도 죽을 때까지 열번도 못 볼 것 같아"

8집 앨범 '컬러스 인 블랙'으로 컴백 예정인 4인조 밴드 넬(NELL)
8집 앨범 '컬러스 인 블랙'으로 컴백 예정인 4인조 밴드 넬(NELL)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벌써 10월인데 올해가 다 가도록 친한 친구들을 두세 번밖에 보지 못했어요. 오랜만에 연락한 친구랑 '조만간 소주 한잔하자'라고 말을 하고는 6~7개월이 지나가요. 문득 진짜 친한 친구도 죽기 전에 열 번도 못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결성 20주년을 맞은 4인조 밴드 넬(NELL)의 보컬 김종완(39)은 여덟번째 정규앨범 '컬러스 인 블랙'(COLORS IN BLACK)의 타이틀곡 '오분 뒤에 봐'를 작곡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오분 뒤에 봐'는 매일같이 함께 시간을 보내던 친구들을 점차 거의 만나지 못하게 되면서 오는 씁쓸함을 담은 노래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지난 8일 만난 넬은 친구와의 만남이 '연중행사'가 되어버린 것이 못내 서운하고 허탈했다며 그 마음을 곡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김종완은 자신의 어릴 적 단짝을 예로 들었다.

"어렸을 때 스위스에 살았는데, 중학교 때 제일 친한 터키인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가 제게 기타를 가르쳐줬죠. 어찌 보면 그 친구 덕분에 지금 음악을 하는 걸 수도 있어요. 당시에는 핸드폰이 없어서 그 친구가 집 앞에서 '5분 뒤에 보자'하고 만났어요. 이번 타이틀곡 제목이랑 같은 말이에요."

'오분 뒤에 봐'를 타이틀곡으로 강력하게 밀었던 멤버는 베이스 이정훈(39)이다. 그는 "대중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두루두루 들을 수 있는 노래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드럼 정재원(39)도 "가사가 공감되는 부분이 많을 거라 예상했다"고 맞장구쳤다.

이처럼 넬의 멤버들은 각자의 친구들을 잘 보지 못하지만, 밴드 멤버들끼리는 '집'을 뺀 모든 것을 공유한다고 했다. 이들은 동료이기 전에 '친구'다. 멤버 중 몇몇끼리는 초·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친한 사이고, 20년간 함께 음악을 하며 산전수전을 겪었다.

정재원은 "어렸을 때부터 친구여서 서로를 다 이해하는 편"이라면서 "단점이 있다고 해도 그걸 부각한다기보단 서로 포용해주려 한다"며 웃었다. 이재경(39) 역시 "음악에 대해 멤버들의 견해 차이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런 트러블에 매몰되지 않고 긍정적인 것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8집 앨범 '컬러스 인 블랙'으로 컴백 예정인 4인조 밴드 넬(NELL)
8집 앨범 '컬러스 인 블랙'으로 컴백 예정인 4인조 밴드 넬(NELL)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그래서인지 넬은 20년을 함께 하는 동안 해체 위기를 겪은 적도, 멤버가 바뀐 적도 없다. 최근엔 태국 한 스튜디오에서 함께 살다시피 하며 곡을 만들었다. 4명이 함께 치열하게 고민하며 음악에만 집중한 끝에 이번 앨범이 나왔다.

넬은 음악을 통해 '꿈'에 대해 늘 이야기한다. 이번 앨범에서 역시 '꿈을 꾸는 꿈'이라는 노래를 실었다.

"살면서 꿈을 이루기가 참 힘들고 꿈을 갖기조차도 어려운 것 같아요. 꿈을 가진 것만으로도 '너 세상을 모르냐'라는 소리를 듣죠. 꿈꾸는 게 사치인 세상이 된 거 같아요. 그런 세상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말을 마친 김종완은 자신의 꿈은 '음악'이라고 힘줘 말했다.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였다. 이재경은 "넬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해외 투어 공연도 하면서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는 것"이라고 했고 정재원은 "음악 잘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이정훈도 "음악을 열심히 하는 마음을 유지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이렇듯 같은 꿈을 꾸는 넬은 밴드라는 한 울타리 안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20년을 묵묵히 걸어왔다. 김종완은 밴드가 음악적 교류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했다.

"한 멤버가 인생에서 힘든 일을 겪을 때 나머지 멤버들이 그 사람을 끌어올려 줄 수 있는 것. 그게 밴드 아닐까요? 음악만큼 밴드에서 중요한 게 바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김종완(보컬), 이재경(기타), 이정훈(베이스), 정재원(드럼)으로 구성된 넬은 지난 1999년 결성돼 2001년 앨범 '리플렉션 오브'(Reflection of)로 데뷔했다. 대표곡으로 '스테이'(Stay), '기억을 걷는 시간', '멀어지다' 등이 있다. '컬러스 인 블랙'은 오는 10일 오후 6시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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