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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배신·질투…'오페라의 유령' 매력은 공감되는 이야기"

송고시간2019-10-1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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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 배우 3인 "출연의 꿈 현실 된 것 아직도 안 믿겨"

7년만의 오리지널 내한, 12월부터 부산·서울·대구 투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출연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출연진

(서울=연합뉴스) 왼쪽부터 차례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주연 배우 매트 레이시(라울 역), 클레어 라이언(크리스틴 역), 조너선 록스머스(유령 역). [에스앤코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선 사랑, 변절, 질투 등 인간이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가 웅장한 무대 속에 펼쳐집니다."

오는 12월 부산에 상륙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출연진은 이 작품이 30년 넘게 사랑받는 비결이 "설득력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유령' 역 조너선 록스머스(32), '크리스틴' 역 클레어 라이언(32), '라울' 역 매트 레이시(38)와 10일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만났다. 굵직한 뼈대의 록스머스와 아름다운 라이언, 온화한 분위기의 레이시는 작품에서 갓 튀어나온 듯 배역과 딱 맞아떨어지는 외모로 눈길을 끌었다.

'오페라의 유령'은 1986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이래 41개국에서 1억4천만 관객을 모은 메가 히트작이다. 19세기 파리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흉측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 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 음악가 유령과 프리마돈나 크리스틴, 그리고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귀족 청년 라울의 엇갈린 사랑을 그린다. 1988년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 30주년을 맞아 작년부터 월드투어를 시작했다. 오리지널 내한은 7년 만이다. 배우들은 자신들의 나이만큼이라 오래된 작품의 역사 앞에서 겸손해진다고 했다.

"제가 꼬마였을 때 저를 빼고 온 가족이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왔어요. 너무 샘이 나는 거예요. 그랬던 작품에 캐스팅됐다니, 요즘도 가끔 볼을 꼬집어봐요. 포스터를 보고 감탄하다가 아, 내가 여기 출연하지? 뒤늦게 깨달은 적도 있어요."(매트 레이시)

"저는 '오페라의 유령'과 함께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피아노 선생님이던 어머니가 이 작품 넘버(곡)들을 연주해주시던 기억이 생생해요. 크리스틴 역을 맡은 가수 사라 브라이트만의 사진도 집에 걸려있었죠. 이 작품 캐스팅 소식을 듣고는 엄마도 저도 엉엉 울었어요."(클레어 라이언)

'오페라의 유령' 크리스틴 역의 배우 클레어 라이언
'오페라의 유령' 크리스틴 역의 배우 클레어 라이언

[에스앤코 제공]

비극적 사랑의 주인공 유령을 연기한 록스머스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 작품에서 여섯 번이나 주역을 꿰찬 능력자다. 25세 때 처음 이 작품과 만났을 땐 라울로 분했지만, 당시 유령 역 배우가 건강 문제로 하차한 뒤로 유령을 도맡았다. 영어 프로덕션 기준 역대 최연소 유령이었다.

록스머스는 "유령 역 배우는 모두 어마어마한 부담을 느낀다. 구글에서 다른 배우 영상을 찾아보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협력연출 라이너 프리드와 음악감독 데이비드 앤드루스 로저스 덕분에 남을 모방하지 않고 저만의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작품을 한 단어로 묘사해 달라는 요청에 "설득력 있는"(compelling)이라고 답하며 미소 지었다.

'오페라의 유령' 크리스틴과 유령
'오페라의 유령' 크리스틴과 유령

[에스앤코 제공]

'오페라의 유령'은 화려한 무대미술로도 관객을 압도한다. 무대 디자이너 마리아 비욘슨이 재현한 파리 오페라 하우스와 230여 벌 의상이 쉴 새 없이 무대를 뒤덮고, 거대한 샹들리에가 무대로 곤두박질한다. 자욱한 안개 사이로 유령과 크리스틴을 태운 나룻배가 등장하는 지하호수 장면, 화려한 가장무도회 장면은 영화 못지않은 시각적 황홀감을 준다.

프리드 연출은 이 작품이 30년 넘게 롱런한 비결에 대해 "긴 세월 동안 작품을 수정하지 않았던 게 비법"이라고 답했다.

그는 "1986년 영국 초연 이후 미국으로 넘어갈 때 전혀 작품을 고치지 않았다. 이후로도 이것저것 고쳐볼까 논의가 있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손대지 않았다"며 "고치려고 할 때마다 작품이 '나 좀 내버려 둬'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더라. 시간이 갈수록 이 작품이 얼마나 탄탄하게 잘 만들어졌는지 실감했다"고 말했다.

'오페라의 유령' 협력연출 라이너 프리드와 음악감독 데이비드 앤드루스 로저스
'오페라의 유령' 협력연출 라이너 프리드와 음악감독 데이비드 앤드루스 로저스

[에스앤코 제공]

이들은 작품을 사랑해준 한국 관객들에게 깊은 감사도 표했다. 2001년 초연된 '오페라의 유령'은 24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뮤지컬 시장 산업화 시대를 열었으며, 2012년까지 단 4회 프로덕션으로 누적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프리드 연출은 이런 열렬한 호응 배경을 "한국 관객은 '오페라의 유령'과 연애하는 중이기 때문"이라고 표현했다.

"관객들은 가끔 다른 작품으로 한눈팔더라도 언제나 결국 유령에게 돌아왔어요. 우리는 헤어질 수 없는 사이입니다.(웃음)"

'오페라의 유령' 내한투어는 12월 13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첫발을 뗀다. 부산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 3월부터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석 달 간 공연한 뒤 7∼8월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대미를 장식한다.

프리드 연출은 "부산이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인지, 해산물은 얼마나 맛있는지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며 "세계 어떤 나라를 가도 한국만큼 멋진 관객이 있는 곳은 없다. 우리 공연을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페라의 유령' 유령 역의 조너선 록스머스
'오페라의 유령' 유령 역의 조너선 록스머스

[에스앤코 제공]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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