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日 노벨화학상 배출에 "우리 과학자 주눅드는 시기"
송고시간2019-10-10 18:08
과방위 국감…日에 부러움·답답함 혼재, 장기적 지원 중요성 거론
(서울=연합뉴스) 김여솔 기자 =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면서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주눅 드는 시기가 왔다."(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직할 연구기관 국정감사에서는 전날 일본 화학자 요시노 아키라(71·吉野彰)가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일이 화두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일본이 적지 않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과 달리 한국은 과학기술 분야 노벨상을 거머쥔 적이 없는 현실을 거론하며 부러움과 답답함을 감추지 않았다.
동시에 과학기술 기초분야 도약을 위한 정부 및 관련 단체, 나아가 과학기술계의 지속적인 지원을 한목소리로 주문했다.
신용현 의원은 "기초 연구는 장기간의 연속성을 가지고 진행해야 결과로 이어진다"며 "핵심 연구에서 시작해 노벨상 수상까지 가는 과정을 보면 적어도 16∼17년을 연구하고 후속 과제가 나오면서 노벨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내년에 2조원 이상의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가 예상되지만, 예산만 늘어나는 건 문제가 있다. 우리 기초연구사업은 과제 종료 후 연구 단절률이 높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과기정통부에 장기적 연구가 가능한 체제를 마련해 달라고 부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도 "일본은 단골로 노벨상을 배출한 나라가 됐다"며 "일본과 한일 경제전을 하는 과정에서 정밀화학분야가 우리와 격차가 있는 분야라고 했는데, 이를 보면 더 큰 격차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의원은 "국감에 참석한 많은 과기인이 이 말을 들으면 저보다 10배 이상 속이 답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국가 대형연구시설과 관련한 중장기적 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같은 당 박광온 의원은 "필요한 연구는 나라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며 "이웃 나라의 노벨상 수상 과정을 보면 굉장히 지난한 과정이다. 조금씩 축적돼야 하지, 단기간에 승부를 낼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지속적인 지원이 중요하다는 데에 절실한 필요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일본은 2년 연속 일본 국적 노벨상 수상자를 냈다. 지난해에는 혼조 다스쿠(本庶佑·77) 교토대 특별교수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일본 국적자의 노벨상 수상은 이번이 25명째다. 요시노는 화학상을 받은 8번째 일본인으로 기록됐다. 그동안 일본은 물리학상 9명, 생리의학상 5명, 문학상 2명, 평화상 1명을 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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