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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최만린의 30년 손때 묻은 정릉집, 미술관이 되다

송고시간2019-10-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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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공식 개관…10일 자료전·작품 기증전 통해 사전 개관

미술관으로 다시 태어난 최만린 정릉동 자택(촬영 텍스처온텍스처)
미술관으로 다시 태어난 최만린 정릉동 자택(촬영 텍스처온텍스처)

[EMA건축사사무소 홈페이지]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성북구 정릉동 716-16. 살짝 비탈진 주택가 한가운데 마당 딸린 지상 2층짜리 적벽돌 건물이 있다. 원로 조각가 최만린(84)은 1988년부터 지난해까지 꼬박 30년을 이곳에서 지냈다.

최만린은 한국 근현대 조각, 특히 추상 조각 전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온전한 형체는 사라진 채 거친 표면을 한 데뷔작 '이브'(1958)는 생명의 고통, 전후 사회의 절망 등을 드러내며 주목받았다. 최만린은 1960년대부터는 한국 조각의 정체성을 찾아내려 애썼다. 한자 서체를 형상화한 '천·지·현·황', 동양철학을 녹여낸 '천지'와 '일월', 생명 에너지를 분출한 '태'(胎) 등이 그 결과물이다.

최만린은 1987년부터 버림의 미학이 돋보이는 '○' 작업에 천착했다. 그 삶터이자 일터였던 정릉동 주택은 성북구립미술관 분관인 최만린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 EMA건축사사무소가 1년여간 자택을 리모델링했다.

미술관은 내년 4월 공식 개관에 앞서 10일 사전 개관하면서 수장고 개방전 '○ 컬렉션'과 자료전 '조각가의 서재'를 선보였다.

성북 지역 문화예술인 가옥의 현주소를 다양한 매체로 살피는 전시 '성북도큐멘타6-공공화원(公共化院)'도 열린다. 류근수, 류형석, 알프레드 23 하르트 등 건축가와 미술가, 다큐멘터리 감독 등이 참여했다.

사전개관 전시는 다음 달 30일까지.

10일 사전 개관한 최만린미술관의 전시 전경
10일 사전 개관한 최만린미술관의 전시 전경

[최만린미술관 제공]

성북동 성북구립미술관은 미술관 개관 10주년을 기념하는 '존재와 공간'을 연다. 성북동과 정릉동, 삼선동, 동소문동, 동선동 일대를 거쳐 간 음악인, 미술인, 문학인 57명의 흔적을 사진과 친필자료, 영상 등으로 살펴보는 아카이브 전시다.

김용준이 김환기에게 물려준 노시산방(수향산방)을 그린 '수향산방 전경', 박완서가 보문동 시절 집필한 '도시의 흉년' 육필 원고, 조각가 권진규가 1973년 당시 박혜일 서울대 교수에게 남긴 친필 유서 등이 나왔다. 성악가 한규동이 1955년 편집한 한국 최초 가곡집 '한국가곡집' 표지도 볼 수 있다.

윤중식과 송영수 아틀리에를 돌아보는 '예술가의 공간' 탐방 프로그램도 이달 중 한 차례 진행된다.

'존재와 공간' 전시는 다음 달 24일까지.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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