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우주전파관측망 열 돌…별 탄생·블랙홀 제트 관측
송고시간2019-10-15 11:05
서울·울산·제주 지름 21m짜리 3기로 500㎞ 크기 효과 내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의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Korean VLBI Network)이 천체 관측 10주년을 맞았다.
KVN은 그간 우리 은하 중심부와 별 탄생 모습을 목격하는 한편 블랙홀 연구를 위한 성과를 내는 등 우리나라 천문학 연구에 밑거름 역할을 했다.
15일 천문연에 따르면 KVN은 서울·울산·제주에 각각 설치된 지름 21m짜리 전파망원경 3기를 이용해 지름 500㎞ 규모 관측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네트워크다.
우리나라 국토를 모두 덮을 만한 규모다.
3기의 전파망원경이 함께 한 천체를 들여다보는 건데, 첫 동시 관측 신호가 검출된 날짜가 2009년 10월 16일이다.
2008년 12월 전파망원경 건설을 완료한 지 열 달 정도 지나서다.
이후 천문연은 KVN을 활용해 세계적으로 시선을 끌 만한 작업을 여럿 진행했다.
2011년에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세계 최초 4채널(22·43·86·129㎓ 대역) 동시 관측 수신기를 KVN 전파망원경에 설치했다.
하나의 주파수로 관측하던 천체를 네 주파수에서 동시에 관측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 기술은 현재 초소형 3채널 우주전파 수신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해 ㎜ 파장 대역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 세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우주에서 오는 미세한 전파를 분석해 거대은하와 우리 은하 중심부 블랙홀을 비롯해 별 탄생·소멸 등도 들여다봤다.
초거대 블랙홀이 내뿜는 플라스마 제트 현상, 블랙홀 제트(간헐적으로 물질을 방출하는 현상) 발생 시점, 무거운 별의 탄생과 진화를 밝혀줄 단서 등은 대표적 관측 성과다.
지난 4월 실제 블랙홀(M87) 이미지 사진을 발표해 전 세계를 들뜨게 한 사건 지평선 망원경(EHT·Event Horizon Telescope)도 KVN을 활용했다.
김기태 천문연 전파천문본부장은 "지난 10년간 KVN은 기존에 불가능했던 고주파수 대역에서도 천체를 관측해 새로운 연구 결과를 냈다"며 "현재 KVN은 고주파수 VLBI 세계 기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내년부터 KVN 망원경 1기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라며 "2023년께에는 지금보다 2배 이상 뛰어난 성능으로 우주를 살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KVN 가동 10주년을 맞아 천문연은 오는 21일 대전 본원에서 기념 워크숍을 한다.
이보다 앞선 16일 고등과학원에서 열리는 한국천문학회 101차 학술대회에서는 KVN 특별 세션이 마련된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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