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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전 日에 흑인 사무라이 있었다…할리우드 영화로 재탄생

송고시간2019-10-1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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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전국시대 오다 노부나가 측근 '야스케' 스크린서 부활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전국(戰國·센고쿠)시대가 저물어가던 1579년 일본.

당시 수도 교토(京都)를 시찰하러 온 이탈리아 예수회 선교사 일행을 맞은 일본인들의 시선은 한 곳에 고정됐다.

키가 무려 '6척 2촌'(약 188㎝)에 달하고 피부는 '숯처럼' 검은 흑인이 나타나서였다.

16세기 일본 성인 남성 평균신장보다 최소 30㎝ 이상 컸을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이방인을 앞다퉈 구경하려다 압사하는 이까지 나왔을 정도로 당시 그의 등장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1579년 당시 교토에 도착한 야스케 일행을 그린 그림
1579년 당시 교토에 도착한 야스케 일행을 그린 그림

[위키피디아 캡처=연합뉴스]

곧 당시 일본을 호령하던 무장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의 눈길을 끈 그는 야스케(彌介)라는 일본 이름을 얻고 최초의 '외국인 사무라이'가 된다.

원래 일본어를 어느 정도 했던 야스케는 오다와의 첫 만남에서 빼어난 말재주로 그를 사로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야스케는 일본에 오기 전 머물렀던 아프리카와 인도 이야기를 오다에게 풀어놓으며 친밀도를 높여 나갔다. 일본어도 금세 유창해졌다.

외국 문물에 관심이 많고 개방적인 성향이었던 오다는 야스케를 무척 신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스케는 채 1년이 되지 않아 사무라이 칭호를 부여받고 오다와 전투에 나란히 말을 타고 동행할 정도였다.

야스케는 오다에게 가족에 준하는 신임을 얻으며 그와 함께 식사할 수 있었던 최측근에도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1582년 혼노지(本能寺)의 변으로 오다 시대가 막을 내릴 때까지 야스케는 줄곧 충성스러운 사무라이로 그의 곁을 지켰다.

오다가 마지막 순간 할복하기 직전 야스케에게 자신의 목을 쳐 달라고 부탁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내려온다.

일본에 도착한 뒤 약 3년간 역사 기록에 등장했던 야스케의 이야기도 여기서 끝난다.

그가 언제 어느 나라에서 태어났고 언제 숨을 거뒀는지 등 그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전해지지 않는다. 현재의 모잠비크나 에티오피아, 혹은 나이지리아 출신으로 추정될 뿐이다.

야스케가 노예였는지에 대해서도 역사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영화 '야스케' 포스터
영화 '야스케' 포스터

[영화·드라마 정보 사이트 IMDb 캡처=연합뉴스]

'흑인 사무라이'라는 범상치 않은 삶 속에 상상을 더할 여지를 남기고 떠난 야스케.

이런 그가 약 500년이 흐른 오늘날 두 편의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부활하게 됐다고 14일(현지시간) BBC방송이 전했다.

마블 블록버스터 '블랙 팬서'에 등장하는 아프리카 가상국가 와칸다 국왕 티찰라를 연기한 채드윅 보즈먼이 야스케로 분한 영화가 현재 제작 중이다.

또 앞서 2017년에는 영화 '트와일라이트', '헝거 게임' 등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영화제작사 라이언게이트가 야스케의 일생을 다룬 영화를 만들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블랙 팬서' 주인공 채드윅 보즈먼
'블랙 팬서' 주인공 채드윅 보즈먼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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