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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헌재, 정부의 외국유학생 등록금 차별인상에 제동

송고시간2019-10-1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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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교육 원칙 규정한 헌법조항, 국립대에도 적용" 판시

非유럽 출신 국립대생 등록금 최대 15배 인상키로 한 결정 폐기 가능성 커져

 프랑스의 국립 파리 1대학 팡테옹-소르본대학교 (Université Paris 1 Pantheon-Sorbonne)
프랑스의 국립 파리 1대학 팡테옹-소르본대학교 (Université Paris 1 Pantheon-Sorbonne)

[파리=연합뉴스 자료사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정부가 비(非)유럽국가 출신 유학생들에게 국립대 등록금을 최대 15배 인상하기로 한 것에 헌법재판소가 제동을 걸었다.

프랑스 헌법재판소는 평등·무상교육을 규정한 헌법 조항이 일반 국립대에도 적용된다고 해석했다.

헌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최고행정법원인 국사원(Conseil d'Etat)이 정부의 국립대 등록금의 선별적 인상 행정명령과 관련해 헌법의 유권해석을 의뢰한 사안에 대해 고등교육기관의 학비가 저렴하게 유지돼야 한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헌재는 1946년 개정헌법 서문의 '국가는 어린이와 성인의 교육, 직업교육, 문화교육의 평등한 접근을 보장하며, 국가는 모든 단계에서의 정교분리와 공공 무상교육을 조직할 의무를 지닌다'는 조항을 폭넓게 해석해 공공 고등교육기관에도 무상교육의 원칙이 적용된다고 판시했다.

프랑스에서는 그동안 무상교육의 일반 원칙을 규정한 이 헌법 조항이 초·중등교육에만 선택적으로 적용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따라 작년 프랑스 정부가 유럽 이외의 외국 출신 유학생들에게 국립대 등록금을 최대 15배 인상하기로 한 결정은 폐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프랑스 총리실은 지난해 11월 19일 국립대의 재정부담 완화와 교육의 질 제고를 이유로 올해 9월부터 EU 회원국이 아닌 나라 출신 유학생들에게 학부생의 경우 연간 2천770유로(360만원 상당), 대학원 과정은 연 3천770유로(490만원 상당)의 등록금을 받겠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프랑스의 외국 유학생들은 모두 프랑스 학생들과 같은 조건에서 소액의 등록금만 납부하면 국립대에서 공부할 수 있었다.

등록금은 학부 과정은 연간 170유로(22만원 상당), 석사 240유로(31만원), 박사 380유로(49만원)가량이었는데, 정부는 비유럽 외국 유학생에 한해 학부생은 15배, 박사과정생은 10배가량 등록금을 올리기로 했다.

그러나 유학생 커뮤니티는 물론, 프랑스의 대학교수·강사들과 학생단체들은 정부의 조처가 차별적이고 평등교육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집단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일간 르 몽드에 따르면, 전국 75개 국립대 중 7곳만이 정부 방침을 따르고, 나머지는 대학 자체의 등록금 면제 권한을 외국인 학생들에게 주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교육부의 행정명령을 우회하기도 했다.

헌재의 해석을 바탕으로 국사원은 교육부의 등록금 인상 행정명령이 유효한지를 조만간 판단할 계획이다.

yonglae@yna.co.kr

프랑스 헌법재판소
프랑스 헌법재판소

[파리=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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