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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시작도 안 했는데 비용 벌써 106조원 넘어"

송고시간2019-10-1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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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34조8천억원 GDP 감소…"EU에 내는 비용보다 훨씬 많이 들어"

EU와 자유무역협정은 더 험난한 길 예상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 실행되지 않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영국 경제에 이미 700억 파운드(106조원)의 비용을 유발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지가 유럽개혁센터(Centre for European Reform·CER)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유럽개혁센터는 또 이 보고서에서 영국과 EU가 새 브렉시트 합의안을 마련해도 '노 딜' 브렉시트 우려와 함께 불확실성, 분열이 2020년 중반이나 그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2016년 국민투표로 브렉시트가 결정된 뒤 영국 경제는 EU 잔류를 선택했을 때를 가정했을 때보다 2.9%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국내총생산(GDP) 감소는 연간 대략 연간 230억 파운드(34조8천억원)에 이르는데, 이는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쪽에서 영국이 EU에 낸다고 주장해왔던 비용보다 훨씬 크다.

존슨 총리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때 EU 탈퇴 캠페인을 이끌면서 영국이 매주 EU에 내는 3억5천만 파운드(약 5200억원)를 국가보건서비스(NHS) 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유럽개혁센터는 올해 6월까지 석 달 간 다른 국가들의 경제가 성장했지만, 영국은 0.2% 위축되면서 경제 격차도 커졌다고 덧붙였다.

올해 중반까지 영국 GDP에서 소비, 투자,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도 EU 잔류를 선택했다고 가정했을 때보다 모두 낮아졌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FP=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FP=연합뉴스]

존 스프링퍼드 CER 부소장은 브렉시트 딜로 소비자 신뢰, 파운드화 가치에 이익이 되는 부분이 있겠지만 영국 경제는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들과 교역장벽이 늘면서 영구적으로 성장 동력을 잃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2주 안에 영국과 EU가 협상안에 서명하고 영국이 이행 기간에 돌입하게 되면 경제는 약간 회복하겠지만 EU와의 불확실한 미래 관계에 대한 중압감이 경제 성장을 계속 짓누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렉시트 반대 시위 [AP=연합뉴스]

브렉시트 반대 시위 [AP=연합뉴스]

영국 싱크탱크인 정부연구소(Institute for Government)는 브렉시트가 영국의 정치적 자산과 시간, 에너지를 수년간 빨아들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오언 정부연구소 브렉시트 프로그램 국장은 영국과 EU의 현재 협상이 양쪽 미래 관계를 위해 확정해야 할 이슈들의 작은 교집합에 불과하다며 지금까지 협상에 비춰볼 때 2020년 12월 이행기간 전 존슨 총리가 EU와 최상의 자유무역협정을 끌어내고 비준·시행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 1일 출범하는 EU 집행위원회가 다년 예산안 마련에 분주한 상황에서 영국과 미래 관계를 논의할 새로운 위임 조직을 꾸려야 하므로 영국은 이행 기간을 2022년까지 2년 더 연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그는 교역 관계의 구축보다 단절 문제를 다뤄야해서 영국과 EU의 자유무역협정(FTA)은 논쟁적일 것이라면서, 연장된 이행 기간 안에 최상의 FTA가 이뤄진다면 매우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통상 5∼8년 걸리는 FTA 협상보다 짧은 기간에 협상이 이뤄져도 정부와 기업은 10년 넘게 새 협정에 맞춰 준비를 해야 하므로, 준비 문제가 2020년 중반까지 계속 제기되고 정부를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안에 브렉시트 협상이 이뤄진다고 곧 노딜 브렉시트의 위협이 해소되는 게 아니라, 기업들이 갑작스러운 교역 상황의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것이라는 우려도 덧붙였다.

EU 각 회원국 의회나 지역 의회가 협상안을 비준하지 않으면 영국이 협상을 연장해야 하거나 세계무역기구(WTO)에 이 문제를 끌고 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반 브렉시트 집회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반 브렉시트 집회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달 31일 브렉시트 시한을 앞두고 영국에서는 유럽과 어떤 합의를 하게 되든 합의안을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이른바 '파이널 세이' 지지자들의 행진이 19일 예정돼 있다.

자유민주당 조 스윈슨 대표와 사디크 칸 런던 시장, 의회 정회 불법 소송을 이끈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조안나 체리 의원 등 여러 정치인이 연사로 무대에 선다.

조 스윈슨 대표는 "가장 좋은 딜은 EU 멤버로 있는 것이고 우리는 국민에게 브렉시트를 멈추기 위한 선택의 기회를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19일까지 의회로부터 브렉시트 협상안 승인을 받지 못하면 협상 연장을 요청해야 한다.

힐러리 벤 영국 하원 브렉시트위원회 위원장은 "총리는 19일까지 EU와 협상안을 합의하지 못하면 법에 따라 브렉시트 시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만약 협상이 이뤄진다면 이후 며칠은 확정 투표로 국민이 결정하는 방안을 찾는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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