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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美브로드컴에 "반독점적 관행 중단하라"…이례적 잠정조치

송고시간2019-10-17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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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만에 발동…경쟁사와 거래 못하게 한 독점권 문제 삼아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경쟁담당 집행위원. [EPA=연합뉴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경쟁담당 집행위원. [EPA=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미국 통신칩 제조업체 브로드컴에 반(反)독점적 사업 관행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 CNN 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원회 경쟁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브로드컴이 계약서에 고객사들이 경쟁업체로부터 통신칩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독점권 조항을 집어넣는 것을 3년간 중단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은 브로드컴과 거래하는 6개 TV 셋톱박스 및 모뎀 제조업체와의 계약 조건에 들어간 독점권과 리베이트 조항을 반경쟁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브로드컴이 이런 사업 관행을 지속할 경우 경쟁에 심각하고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생길 것으로 우려돼 이런 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EU 집행위의 명령은 통상 수년이 걸리는 반독점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잠정 조치란 점에서 이례적이라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WSJ은 "브로드컴에 대한 이번 잠정 조치 발표는 EU 규제 당국이 2001년 이 권한을 발동한 뒤 18년 만에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은 잠정 조치가 "특히 빠르게 움직이는 시장에서 반경쟁 규정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또 EU가 실리콘밸리의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을 상대로 반독점 조사의 강도를 높여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구글 등 미 IT 기업들에 천문학적 벌금을 물린 것으로 유명한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은 최근 벌금이 기업의 행동을 변화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새로운 수단을 찾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잠정 조치가 "테이블 위에 있다. 그것(잠정 조치)은 도구함 안에 여전히 살아 있는 도구"라고 했다.

브로드컴은 이번 명령을 준수하면서 EU 법원에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우리는 이 조항들이 고객사가 브로드컴의 제품을 구매할지 선택하는 데 의미 있는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CNN은 "EU가 반독점 조사 초기 단계에 회사에 사업 관행을 바꾸도록 명령하기로 결정한 것은 새로운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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