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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정부군 '쿠르드 독립국 상징' 코바니 진입

송고시간2019-10-1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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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군의 만비즈 공격 및 서진 견제 의도

쿠르드족, 6개월 코바니 공방전 끝에 IS로부터 사수

AP통신 "정부군의 코바니 입성은 드라마틱한 변화"

만비즈에 배치된 시리아 정부군 병사들
만비즈에 배치된 시리아 정부군 병사들

(만비즈 AFP=연합뉴스) 터키가 시리아 내 쿠르드족에 대한 군사작전을 개시한 지 7일째인 15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의 요충지 만비즈에 배치된 시리아 정부군 병사들이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사진을 들어 보이며 승리의 브이(V) 사인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쿠르드족이 터키의 대규모 공세를 막기 위해 그동안 앙숙 관계에 있던 시리아 정부와 손을 잡기로 지난 13일 전격 합의한 가운데 만비즈를 두고 터키군과 시리아 정부·쿠르드족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leekm@yna.co.kr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쿠르드족과 손을 잡은 시리아 정부군이 유프라테스강 동안의 국경도시 코바니(아인 알-아랍)에 진입했다.

터키 국경과 맞닿은 코바니는 유프라테스강에서 동쪽으로 30㎞가량 떨어진 도시로 유프라테스강을 사이에 두고 만비즈와 마주 보고 있다.

터키는 2016년 쿠르드족이 만비즈를 장악한 이후 쿠르드족의 세력이 유프라테스강 서쪽으로 확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 차례 만비즈를 노려왔으며, 현재 터키군과 시리아 정부·쿠르드족은 만비즈에 병력을 집결하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 정부군의 코바니 진입은 만비즈를 노리는 터키군의 후방을 견제하고 서진(西進) 자체를 저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개전 9일째인 17일(현지시간) 시리아 국영 사나(SANA) 통신은 시리아군이 코바니에 배치됐다고 밝혔다.

AP통신도 익명을 요구한 코바니 주민을 인용해 전날 밤 시리아 정부군이 코바니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유프라테스강을 사이에 둔 코바니와 만비즈
유프라테스강을 사이에 둔 코바니와 만비즈

[구글 맵 캡처]

코바니는 쿠르드족의 독립 의지를 상징하는 도시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로 정부군이 북동부를 비운 사이 이 지역을 장악한 쿠르드족은 민병대(YPG)를 조직해 사실상 자치를 누렸다.

그러나 2014년 발호한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는 시리아와 이라크 곳곳으로 세력을 넓혔고, 시리아 쿠르드족 역시 가만두지 않았다.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북부도시들은 끊임없이 IS의 공격을 받았고, 쿠르드족은 '독립국 건설'의 꿈을 이루기 위해 IS의 공격에서 도시들을 사수했다.

그러자 IS는 쿠르드 세력을 굴복시키기 위해 대규모 병력을 투입했고 IS의 공격이 집중된 곳이 바로 코바니다.

IS는 2014년 9월부터 6개월간 코바니를 점령하기위해 총공세를 펼쳤으나 쿠르드족의 사투에 가로막혀 1천여명의 병력을 잃었으며, 2015년 2월 코바니에서 패배했음을 공식 인정했다.

코바니 공방전 이후 IS 세력은 차츰 쇠퇴해갔으며, 쿠르드족은 미군의 동맹 세력으로 입지를 굳히게 됐다.

AP 통신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정부군의 코바니 입성은 시리아 북동부의 드라마틱한 변화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터키 국방부는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유프라테스강 동쪽에서 진행 중인 '평화의 샘' 작전으로 PKK(쿠르드노동자당)/YPG 테러리스트 673명을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평화의 샘'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 9일 시리아 북동부 군사작전 개시를 선언하면서 붙인 작전명이다.

터키는 YPG가 자국 내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의 시리아 분파라고 주장하며 군사작전에 돌입했다.

터키군은 개전 이후 시리아 북동부의 요충지인 탈 아브야드와 라스 알-아인을 장악했다고 밝혔으나, 쿠르드족은 지난 13일 알아사드 정권의 손을 잡은 이후 반격을 개시한 것으로 보인다.

터키군의 공격을 받은 시리아 국경도시 라스 알-아인
터키군의 공격을 받은 시리아 국경도시 라스 알-아인

[AP=연합뉴스]

AP 통신은 라스 알-아인을 두고 터키군과 YPG가 주축을 이룬 시리아민주군(SDF) 간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개전 이후 SDF 측 전사자를 185명으로 집계했으며, 친(親) 터키 반군 연합인 시리아국가군(SNA) 전사자는 164명, 터키군 전사자는 9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양측이 만비즈 인근에서 대치 중인 가운데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수도 앙카라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포함한 대표단을 이끄는 펜스 부통령은 터키에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고, 협상 타결 조건 등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한때 펜스 부통령을 만나지 않겠다고 하는 등 미국의 군사작전 중단 요구를 일축해왔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에는 "다음 주 화요일 회담을 위해 러시아 소치로 갈 것"이라며 즉각 화답했다.

러시아군은 만비즈에서 철수한 미군을 대신해 양측의 충돌을 방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전날 만비즈에서 완전히 철수한 미군은 이날 터키 인지를리크 공군 기지의 F-15E 전투기 2대를 동원해 대(對)IS 국제동맹군이 사용하던 코바니 남쪽의 탄약고를 파괴했다.

시리아 주둔 미군 대변인은 "남겨진 탄약을 파괴하기 위해 미리 계획한 공습"이라고 설명했다.

터키군 시리아 북동부 공격에 민간인 탈출 행렬
터키군 시리아 북동부 공격에 민간인 탈출 행렬

(이스탄불 AP=연합뉴스)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에 대한 군사작전을 개시한 9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 라스 알-아인 주민들이 피란을 가고 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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