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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인 허영이 만든 영화 '콜링 오스트레일리아' 첫선

송고시간2019-10-2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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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근대한국학연구소, 오는 27∼28일 상영회

[연세대 근대한국학연구소 제공]

[연세대 근대한국학연구소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조선인이지만 일본인으로 살고자 했던 경계인 허영(1908∼1952)이 1943년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영화 '콜링 오스트레일리아'가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다.

연세대 근대한국학연구소 인문한국플러스(HK+)사업단은 김한상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가 호주 국립영상음향아카이브에서 발굴한 '콜링 오스트레일리아'를 국내에서 처음 공개하는 영화 상영회를 오는 27∼28일 원주 연세대 미래캠퍼스에서 연다고 20일 밝혔다.

허영은 히나쓰 에이타로(日夏英太郞)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온전한 일본인이 되고자 했으나, 출생 신분이 조선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사업단은 전했다.

그는 1941년 조선에서 '그대와 나'라는 작품을 제작했으나, 흥행에는 실패했다. 일제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뒤에 일본과 한국에 귀환하지 않았고, '후융'(Huyung)이라는 이름으로 살며 인도네시아 독립운동에 헌신했다고 전한다.

'콜링 오스트레일리아'는 허영이 인도네시아 자바 일본군 포로수용소에서 만든 선전영화다. 그는 비참한 수용소 생활을 풍요롭고 호화롭게 보이도록 했고, 이를 통해 호주가 일본 주도 대동아동영권에 들어오는 데 기여하고자 했다.

사업단 관계자는 "이 영화는 호주 국립기관이 적군 노획자료로 입수한 뒤 1986년에 공개됐으나, 국내에서 상영되지는 않았다"며 "제국과 일체화의 예정된 실패, '대동아'라는 범세계주의적 지향 속에 실재한 인종 정치, 유토피아를 구현하기 위해 연출된 기묘한 이미지를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업단은 '콜링 오스트레일리아'에 출연한 일본군 포로들이 패망 직후 당시 상황이 조직됐음을 증언한 영화 '일본 제공'과 '콜링 오스트레일리아' 제작 배경을 추적한 1987년작 다큐멘터리 '프로파간다의 포로들'도 함께 상영한다. 좌담과 강연회도 진행한다.

[연세대 근대한국학연구소 제공]

[연세대 근대한국학연구소 제공]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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