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민주화운동 대부 김영식 신부 선종
송고시간2019-10-20 20:19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경남 지역 민주화 운동 대부 김영식 알로이시오 신부가 19일 선종했다. 향년 70세.
20일 천주교 마산교구 등에 따르면 김 신부는 오랜 투병생활 끝에 전날 오전 1시께 세상을 떴다.
2011년 뇌출혈로 쓰러진 그는 두 해 전부터 말을 하기 어려워하는 등 건강이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1949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 성신고, 광주가톨릭대를 졸업했다.
그는 1977년 서품을 받고서 본격적인 사제의 길에 들어섰다. 1970∼80년대에는 경남 지역에서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때 운동의 중심에 섰고, 20년 뒤 지역에 이를 기념하기 위한 추진위원회가 만들어졌을 때 공동 상임대표를 맡았다.
생전 그를 잘 알던 김유철 시인은 "지역에서 운동을 할 때 앞에 나서지 않고서 뒤에서 도와주신 분으로, 맡형 노릇을 했다. 무척 겸손했던 분"이라며 "운동했던 분들이 과거 경남에 오면 김영식 신부님께 피하곤 했다"고 전했다.
김 신부 선종 소식이 알려진 뒤로 그의 생전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은 SNS에 추모의 글을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트위터 계정에 "신부님은 1970∼1980년대 경남 민주화 운동의 대부셨습니다. 마산·창원의 노동·인권 사건 변론을 다닐 때, 시국 사건의 법정이 열릴 때마다 방청석 맨 앞열에서 방청하시던 모습이 늘 기억에 남아있습니다"고 떠올렸다.
이어 "오랫동안 투병 생활을 해오셨는데, 이제 평화와 안식을 기원합니다"고 바랐다.
김경수 경남지사도 이날 트위터에 남긴 글에서 "우리의 꿈은 우리가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 한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는 2007년 고인의 말을 언급하며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추모했다.
고인의 빈소는 마산교구청(☎055-249-7015∼7), 장례미사는 21일 오전 10시 주교좌 양덕동 성당에서 열린다. 장지는 고성 이화공원묘원 성직자 묘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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