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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0년 앞둔 월간 '샘터' 무기한 휴간

송고시간2019-10-2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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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전 샘터 사옥. 1979년부터 38년간 샘터 사옥이었다. [샘터사 제공]

대학로 전 샘터 사옥. 1979년부터 38년간 샘터 사옥이었다. [샘터사 제공]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창간 50주년을 눈앞에 둔 교양잡지 월간 '샘터'가 올 12월호를 끝으로 무기한 휴간한다. 오랜 적자 끝에 내린 결정으로, 언제 다시 발간될지 모르는 사실상 폐간이다.

김성구 샘터사 대표는 21일 "1990년대부터 계속 적자였던 '샘터'를 단행본 수익으로 메워왔지만, 구조적으로 개선이 어려워 600호를 채우지 못하게 됐다"며 "이대로는 그동안 최선을 다한 직원들 퇴직금도 못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안타깝지만 무기한 휴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샘터'는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교양지'를 표방하며 1970년 4월 첫 호를 냈다. 김 대표 부친으로 7선 의원을 지낸 김재순(1923~2016) 전 국회의장이 창간했다. 올해 12월호는 '샘터' 598호다.

그동안 평범한 이웃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실어 독자들에게 위로를 전했고, 삶에 대한 통찰과 따뜻한 시선을 담은 칼럼과 연재소설, 동화로도 사랑받았다.

소설가 최인호는 1975년부터 시작해 국내 잡지 사상 최장인 35년 동안 402차례에 걸쳐 연작소설 '가족'을 연재했다.

법정 스님은 1979년부터 1980년까지 '고사순례(古寺巡禮)'를, 1980년부터 1996년까지 '산방한담(山房閑談)'을 120여 개월간 연재했다.

이해인 수녀, 수필가 피천득, 아동문학가 정채봉, 수필가 장영희 교수 등도 '샘터'를 통해 독자들과 만났다.

'샘터'는 독서 장애인을 위한 음성인식 바코드를 넣어 본문 내용을 듣도록 했으며, 정기구독료 1%를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는 등 나눔을 실천하는 다양한 활동을 했다.

독자들 성금을 모아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단체나 개인에게 샘물상도 시상했다.

그러나 오랜 사랑을 받은 역사적인 잡지도 출판 시장 침체 속에 더 버티지 못했다. '샘터'에 앞서 이미 국내 여러 잡지가 폐간되거나 무기한 휴간에 들어갔다.

'샘터' 발행은 한때 매달 50만 부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월 2만부에도 미치지 못한다.

김 대표는 "어려운 시장에서 종이매체로 유지하기 어려운 점을 타개하려고 노력했지만 여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에 책 읽은 분위기도 많이 사라졌고, 세상에 자극적인 게 많은데 '샘터'의 평범한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귀담아 들리지 않는 측면도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시류에 맞춰 따라가는 것은 '샘터'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월간 '샘터' 발행은 중단되지만 샘터사 단행본 발간은 계속된다.

김 대표는 '샘터'의 가치를 이어나갈 수 있다면 지원을 받거나 '샘터'를 넘길 수도 있다는 뜻을 전했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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