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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피해자 "통장 도둑맞은 기분" 눈물호소…우리·하나銀 "죄송"

송고시간2019-10-2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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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국감서 여야 "사기 사건, 전액 보상하라" 한목소리 질타

DLF 피해, 질의 경청하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과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
DLF 피해, 질의 경청하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과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의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왼쪽)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피해관련해 의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2019.10.21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국회 정무위원회의 21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손실사태 피해자가 출석해 원금 회복을 도와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날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DLF 사태 피해자 A씨는 가림막을 설치한 채로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가사도우미라고 밝힌 A씨는 지난 3월 우리은행 위례지점에서 1억원을 독일 국채 연계 상품에 투자했고, 63.5% 손실로 현재 3천680만원만 남은 상태라고 했다.

A씨는 "은행 부지점장은 독일이 망하지 않는 한 1%의 손실도 나지 않는다고 권유했다"며 "100% 원금 손실 얘기를 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참으로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통장에서 도둑맞은 기분이었다"며 "수백번을 물어도 사기다. 제 삶을 온통 쏟아부은 목숨보다 더 소중한 돈이다. 피 같은 피해자 돈을 돌려줘야 한다"고 울먹거리며 의원들에게 호소했다.

여야 의원들은 A씨 진술 후 증언대에 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수장들을 향해 한목소리로 질타를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은 "은행이 전혀 원금 손실의 위험이 없다고 하고 판매했기 때문에 일종의 사기 사건"이라며 "분쟁 조정위원회의 결정과는 별도로 이것은 전액에 대해서 손실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제윤경 의원은 "엄청난 상품을 판매하면서 안전 불감증, 도덕 불감증이 심각하다"며 "앞으로 (판매 직원의) 전문성을 강화하면 이것이 해결되느냐. 지금까지 전문성 없는 은행원에게 판매하도록 금감원이 잘못 허용한 것이냐. 다들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DLF 피해자 발언 들으며 무거운 표정의 금융기관장들
DLF 피해자 발언 들으며 무거운 표정의 금융기관장들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의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왼쪽부터),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가 참고인으로 출석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피해자가 뒤쪽 가림막에서 증언을 하자 무거운 표정을 하고 있다. 2019.10.21 kjhpress@yna.co.kr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은 "저금리 상태에서 0.1% 금리라도 더 받겠다는 고객의 절박한 심리를 악용한 것"이라며 "우리 금융의 내부적인 도덕적 해이, 저금리하에서 절박한 투자자 심리가 맞물려서 생긴 재앙"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정태옥 의원은 "두 은행의 임원이 돌아가서는 면책하기 위해서 온갖 논리나 궤변을 만들지 말라"며 "지난 IMF 때 수조 원을 국가에서 받은 은행들 아니냐. 그렇다면 당국이 내린 책임에 대해 받아들일 것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의원들의 질타에 금융 수장들은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연신 고개를 숙였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은 "이번 사태로 인하여 손님들의 소중한 재산이 많이 손실된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하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입으로만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본질적 근본적으로 제도나 프로세스를 확 고치겠다"고 말했다.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은 "내부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못 한 데는 가슴 아프고 뼈저리게 생각한다",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는 "손실을 보신 투자자님께 정말 죄송스럽고 무거운 책임 느낀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인 민병두 정무위원장은 "도덕적 해이, 창구 직원의 전문성 부족으로 치부할 수준을 넘어섰다. 약탈적 금융에 가깝다"며 "뼈저리게 반성한다고 하지만 언어유희, 사치에 불과하다. 금융회사에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깊이 성찰하기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bo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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