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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주목 '별난 물질' 이론 넘어 특성 측정 성공

송고시간2019-10-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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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서준호·독일 쾰른대 김건우 연구팀 성과

"미래 양자 소자에 활용할 수 있는 위상 물질 파악에 도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서준호 책임연구원(왼쪽)과 독일 쾰른대 김건우 연구위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서준호 책임연구원(왼쪽)과 독일 쾰른대 김건우 연구위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한국 과학자들이 이론에서만 설명할 수 있던 위상 물질을 현실에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고안해 냈다.

23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에 따르면 양자기술연구소 서준호 책임연구원과 독일 쾰른대 김건우 연구위원(전 기초과학연구원 연구위원) 공동연구팀은 나노 역학 소자 공진 주파수를 분석해 위상 물질 특성을 살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위상 물질은 위상학(topology)이라는 수학적 개념을 물리학에 접목한 연구 분야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고체·액체·기체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어서 '별난 물질'(exotic matter)로 부르기도 한다.

학계에서는 위상 물질이 초전도체나 양자 소자 등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위상 물질 상태 변화를 수학적으로 분석해 이론적 토대를 제시한 데이비드 사울리스 미국 워싱턴대 교수·던컨 홀데인 프린스턴대 교수·마이클 코스털리츠 브라운대 교수는 2016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기도 했다.

다만, 지금까지는 실제 이론을 현실에 적용할 만큼 위상 물질을 완벽히 추적한 단계는 아니었다.

베일에 싸인 위상 물질 특성을 확실히 이해하는 작업이 더 진행돼야 한다는 뜻이다.

위상 물질 기반 나노 역학 소자. 가운데 기타 줄처럼 고정된 부분이 나노선이다.
위상 물질 기반 나노 역학 소자. 가운데 기타 줄처럼 고정된 부분이 나노선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의 성과는 이 지점에 있다.

서준호·김건우 연구팀은 수백 ㎚ 굵기의 위상 물질 나노선 기반 역학 소자를 만들어 전자 상태 밀도에 대한 신개념 측정 기술을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

전자 상태 밀도는 위상 물질의 특성 중 하나다.

연구팀의 나노 역학 소자는 나노선 양쪽을 고정하고 띄운 형태다.

이 모습은 기타 줄을 연상하면 된다.

기타 줄을 튕기면 '띵∼' 하며 진폭이 뚜렷하게 증가(공진)하는 것처럼 나노선은 공진을 일으킬 수 있다.

이때 물질의 위상 상태를 알아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상태 밀도에 따른 공진주파수 변화를 함께 재는 데에도 성공했다.

서준호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나노 역학 소자 실험을 하는 모습
서준호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나노 역학 소자 실험을 하는 모습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RISS 서준호 책임연구원은 "대표적인 반도체 소자인 트랜지스터가 나오기 전까지 실리콘이라는 반도체 물질 특성을 파악하는 데만 수십 년이 걸렸다"며 "이번에 개발한 역학적 공진 기반 측정기술 또한 미래 양자 소자에 활용할 수 있는 위상 물질 특성을 파악하는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연구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기초과학연구원(IBS)·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수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지난 4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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