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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약, 잘 때 먹어야 효과 크다"

송고시간2019-10-2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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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혈압약은 잘 때 먹어야 효과가 크다는 사실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 대규모 연구 결과 확인됐다.

스페인 비고(Vigo) 대학 생명공학·시간생물학 연구실장 라몬 에르미다 박사 연구팀은 혈압약을 취침 때 복용하는 것이 24시간 평균 혈압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심장이나 혈관의 문제로 인한 질환 또는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3일 보도했다.

혈압약을 복용하는 18세 이상 남녀 고혈압 환자 1만9천84명(남성 1만614명, 여성 8천470명)을 대상으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된 '히기아 시간치료법 연구'(Hygia Chronotherapy Trial)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참가자들은 무작위로 혈압약을 아침 또는 잘 때 복용하도록 하고 매년 최소한 한 번 이상 48시간 생활혈압(ambulatory blood pressure)을 측정했다.

생활혈압은 소형 자동 혈압계를 착용하고 일상생활을 하면서 연속적으로 측정된 혈압을 말한다. 자동 혈압계는 일정 시간에 맞추어 자동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기록한다.

생활혈압은 하루 동안 혈압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관찰하기 위해 24시간 측정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 연구에서는 48시간 진행했다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참가자들의 추적 기간은 평균 6.3년으로 연구 기간에 1천752명이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을 겪거나 관상동맥 재개통(coronary revascularisation) 시술을 받거나 심장 또는 혈관 문제로 사망했다.

우선 자기 전 혈압약을 복용한 그룹은 아침에 복용한 그룹보다 낮과 밤의 평균 혈압이 현저히 낮고 야간에는 혈압이 더 많이 떨어졌다.

또 취침 전 복용 그룹은 아침 복용 그룹보다 심근경색 발생률이 44%, 뇌졸중 발생률이 49%, 심부전 발생률이 42%, 관상동맥 재개통 시술률이 40% 낮았다.

취침 전 복용 그룹은 이 밖에도 심장 또는 혈관의 문제로 사망할 위험이 66%나 낮았다.

이 결과는 연령, 성별, 당뇨병, 신장 질환, 흡연, 고지혈증 등 다른 위험요인들을 고려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야간의 수축기 혈압(최고 혈압)이 관찰 기간 동안 점진적으로 낮아지는 것이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의 가장 큰 예고지표인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들은 모두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잠을 자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 결과를 야간 교대 근무자들에게 까지 적용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이 복용하는 혈압약의 종류를 구분하지 않았다는 것이 또 하나의 한계가 될 수 있다.

현재 고혈압 치료 지침에는 혈압약을 하루 중 어느 특정한 때에 복용하도록 권장 하는 사항은 없다. 그러나 의사들은 대개 아침에 복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 최신호(10월 22일 자)에 발표됐다.

혈압약
혈압약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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