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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수 "KS 마지막 공, 하늘이 준 선물…코치 제의는 고민 중"

송고시간2019-10-27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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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닝 속 KS 4차전 마무리로 등판…"정말 해보고 싶었던 일"

포옹하는 배영수-박세혁
포옹하는 배영수-박세혁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승리해 우승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 투수 배영수와 포수 박세혁이 포옹하고 있다. 2019.10.26 hwayoung7@yna.co.kr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우여곡절 끝에 한국시리즈(KS) 4차전 연장 10회 말 마운드에 오른 배영수(38·두산 베어스)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이용찬(30)에게 말했다.

"형을 믿어."

이를 본 김태형(52) 두산 감독은 "영수야, KS에 등판하게 해준다는 약속 지켰다"라고 했다.

우승까지 아웃 카운트 2개.

배영수는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거포이자 2019 정규시즌 홈런왕 박병호(키움 히어로즈)를 삼진으로 처리하더니,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를 투수 땅볼로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2019년 한국프로야구의 마지막 장면이었다.

두산은 26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2019 KS 4차전에서 연장 혈전 끝에 11-9로 승리하며 통합우승을 완성했다.

마무리로 나온 배영수와 MVP 오재일의 환호
마무리로 나온 배영수와 MVP 오재일의 환호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배영수와 MVP 오재일이 환호하고 있다. 2019.10.26 seephoto@yna.co.kr

배영수는 그토록 원하던 KS 마지막 경기, 마지막 공을 던지며 세이브를 챙겼다. 그는 개인 통산 8번째 KS 우승을 차지했다.

배영수는 자신이 보유한 KS 등판 기록을 24경기에서 25경기로 늘렸다.

만 38세 5개월 22일에 세이브를 챙겨, 임창용의 KS 역대 최고령 세이브 기록(38세 5개월 3일)을 넘어 이 부문 신기록도 세웠다.

배영수는 두산이 9회 말 1점을 내줘 9-9 동점이 되자, 몸을 풀었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두산 타선이 10회 2점을 뽑아 11-9로 앞서가자, 9회부터 던지던 이용찬에게 연장 10회 초도 맡기기로 했다.

이용찬이 10회 첫 타자 이정후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김 감독은 이용찬의 몸 상태 등을 확인하고자 마운드를 방문하려 했다.

하지만 이미 코칭스태프의 마운드 방문 횟수를 넘긴 탓에, 김 감독이 파울 라인을 넘어 페어 지역으로 넘어가는 순간 투수를 교체해야 했다.

결국, 김 감독은 계획과 달리 투수를 교체했다.

우승 자축하는 두산
우승 자축하는 두산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두산의 마지막 투수 배영수와 포수 박세혁이 서로 포옹하며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2019.10.26 hkmpooh@yna.co.kr

26일 구로구 독산동 한 호텔에서 열린 축승회에서 만난 배영수는 "(감독의 실수로 KS 마무리로 등판한 건)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일 아닌가"라고 웃으며 "연장 10회에 우리 타자들이 점수를 내서 더그아웃에 서서 경기를 지켜보려다가 괜히 던지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고척돔 지하 불펜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그런 일이 생겼다. 정말 하늘이 기회를 준 것"이라고 했다.

'전조'도 있었다. 배영수는 "정말 이상하게 어제(25일)부터 'KS 마지막 공을 내가 던질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그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마운드 위에서 배영수는 전성기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의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박병호를 시속 130㎞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그는 평소보다 큰 동작으로 세리머니를 했다.

배영수는 "내가 가장 잘 던지는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았다. 마지막으로 짜내서 던진 것 같다"며 "나도 모르게 세리머니가 나오더라"라고 환하게 웃었다.

그는 샌즈는 초구 직구로 투수 땅볼 처리했다. 공을 잡고 1루로 몸을 돌리는 그의 얼굴에 미소가 서렸다.

배영수는 "샌즈와의 승부는 등판하기 전부터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었다.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다음 장면은 두산 팬들이라면 수없이 돌려봤을, 짜릿한 세리머니였다.

마무리로 나온 배영수와 MVP 오재일의 환호
마무리로 나온 배영수와 MVP 오재일의 환호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배영수와 MVP 오재일이 환호하고 있다. 2019.10.26 seephoto@yna.co.kr

배영수는 포수 박세혁, 김태형 감독 등과 차례대로 포옹했다.

배영수는 "하늘이 '정말 고생 많았다'라며 준 선물 같다. 올해 끝내기 보크(9월 14일 SK 와이번스전)로 조롱을 받는 등 심적으로 매우 힘들었다"고 털어놓으며 "나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속구 투수로 활약하다가 팔꿈치 수술 후 구속이 뚝 떨어지는 등) 사연이 많은 투수다.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정말 올해 마지막에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실 배영수는 KS 기간 중 김태형 감독으로부터 '코치 제의'를 받았다.

그는 "KS 2차전을 앞두고 사우나에서 감독님을 마주쳤는데, 감독님께서 코치 혹은 플레잉 코치를 제의하셨다"고 밝히며 "일단 지금은 우승했으니까, 일주일 정도 쉬면서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배영수 "KS 승리구, 하늘이 준 선물"
배영수 "KS 승리구, 하늘이 준 선물"

(서울=연합뉴스) 두산 베어스 우완 베테랑 배영수가 26일 서울시 구로구 독산동 한 호텔에서 열린 두산 축승회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배영수는 한국 야구 역사에 중요한 페이지를 장식한 투수다. 정규시즌에서 138승(122패 3세이브 7홀드)을 올려 현역 다승 1위에 올라 있다.

10번 KS를 치러 8번이나 우승했고, 25경기 등판으로 투수 최다 출장 기록도 보유했다.

만약, 배영수가 코치 제의를 받아들이면 그의 현역 마지막 등판은 2019년 10월 26일 KS 4차전으로 기록된다. 그가 던진 마지막 공은 2019년 한국 프로야구 챔피언을 결정하는 '우승구'로 남는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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