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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도 오는데'… 유명 음식점 채운 낯 뜨거운 인테리어

송고시간2019-10-2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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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 사진 소품으로 버젓이…"잘못된 성 인식 심어줄 수도"

유명 음식점 채운 낯 뜨거운 인테리어
유명 음식점 채운 낯 뜨거운 인테리어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유명 음식점이라고 해서 찾아갔는데. 가슴 전체가 드러나는 여성 사진을 곳곳에 붙여놔서 불쾌했어요. 90년대도 아니고 요즘에도 문제의식 없이 이런 사진을 붙여 놓는 곳이 있다니…."

최근 서울에서 전북 전주에 놀러 온 회사원 A(25)씨는 기분 나쁜 경험을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유명 음식점이라고 알려진 완산구의 한 음식점 벽면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성 모델의 사진이 붙어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나체 사진을 걸어놓은 인테리어가 여성을 손님의 눈요깃감으로 여기는 듯해 불편한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이 음식점의 한쪽 벽에는 상의와 속옷까지 탈의한 알몸의 여성 사진 세 장이 붙어 있다. 옆에는 '화끈한 막창의 뜨거운 첫날 밤'이라는 성행위를 묘사하는 문구도 함께 쓰여 있다.

이곳은 주류를 취급하기는 하지만, 미성년자도 드나들 수 있는 일반 음식점이다. 해당 음식점 홈페이지에는 '가족과 함께 먹어도 맛있다'며 연령에 따른 출입 제한이 없다고 홍보하고 있다.

부모와 함께 음식점을 찾은 청소년과 어린이에게도 이러한 사진이 거리낌 없이 노출될 수 있는 것이다.

탈의한 여성의 사진이나 그림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쓰는 음식점은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덕진구 번화가의 한 음식점은 아예 한쪽 벽면 전체를 속옷을 입은 여성의 사진과 인형으로 도배했다. 그릇된 성행위를 암시하는 문구도 벽면 곳곳에 쓰여 있다.

'야한 방'이라는 문구가 쓰인 이 공간은 천막으로 다른 테이블과 분리해 놓기는 했지만, 밖에서도 내부가 훤히 보여 알몸 사진이 손님에게 고스란히 노출된다.

방문객들이 음식점 내부의 모습을 인터넷 블로그와 SNS 등에 게시하면서 이러한 소품을 촬영한 사진들도 널리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음식점의 인테리어가 자칫 여성을 상품화해 남성 중심의 성문화를 조장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윤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나체의 여성 사진이 일상화된다면 손님들은 여성의 몸을 음식과 함께 소비할 수 있다고 여기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특히 미성년자들이 이런 사진에 노출된다면 옷을 벗어야만 강렬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잘못된 성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음식점의 이런 행태는 마땅히 비판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w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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