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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남자아이 낳아야" 막말 교수…2심도 "해임은 지나쳐"

송고시간2019-11-01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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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저하 이야기하다가 나온 말…성희롱 정도 중하지 않아"

대학교 강의실.
대학교 강의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연합뉴스TV 캡처]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학생들에게 여러 차례 막말과 성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교수를 해임한 것은 지나친 징계라는 판결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유지됐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6부(박형남 부장판사)는 서울시립대 김모 교수가 서울시를 상대로 "해임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김씨는 2016년 수업 도중 여학생들에게 "30살이 넘은 여자들이 싱싱한 줄 알지만, 자녀를 출산했을 때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빨리 결혼해야 한다"라거나 "여자는 남자아이를 낳아야 하니 컴퓨터나 TV 시청을 많이 하지 말라"는 등 성희롱·성차별적 발언을 했다.

또 수업 중 출산 계획을 질문하고는 3명 이하를 낳겠다고 대답한 학생을 죽비 등으로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수업 중 틀린 답을 한 학생에게 "빨갱이", "모자란 XX" 등 폭언을 하고 체벌까지 해 논란을 일으켰다.

문제가 불거지자 학교 측은 재심사 끝에 김씨를 해임했다.

그러나 김씨가 낸 소송에서 법원은 연달아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김씨의 비위 내용을 대부분 인정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해임이라는 징계 수위는 지나치다고 봤다.

재판부는 "교원으로서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원고가 대학교와 소속 교원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킨 잘못이 결코 가볍지 않다"면서도 "강의 과정에서 학생들의 집중력 등을 높이기 위해 폭언 등을 한 측면이 있고 그 수준도 중하지 않다"고 했다.

성희롱·성차별적 언행에 대해서도 "성차별적 발언은 출산율 저하라는 사회과학적 주제와 관련해 이야기하다가 비위행위로 나아갔다"며 "성희롱의 의도는 다소 약했던 것으로 보이고 그 정도도 비교적 중하지 않다"고 해석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이와 같은 1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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