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올빼미·악어·워터벅 넋 기린다…서울대공원 동물위령제
송고시간2019-11-01 11:15
제25회 동물 위령제…한국 동물원 110주년 맞아 110송이 헌화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서울대공원(원장 송천헌)은 동물원에서 살다가 세상을 떠난 하마, 올빼미, 악어, 워터벅 등 동물들의 넋을 기리는 제25회 동물 위령제를 1일 오후에 연다.
이 위령제는 서울 종로구에 있던 옛 창경원 동물원(1909-1983년 운영)과 경기도 과천시에 있는 현 서울대공원(1984년 개장)에서 살던 동물들의 넋을 기리는 연례행사다.
추모행사가 처음 열린 1995년에 서울대공원에 세워진 동물위령비에는 "오는 세상은 천국에서 누리거라, 가련한 넋들이여!"라는 오창영 전 서울대공원 동물부장의 시 마지막 구절이 새겨져 있다.
올해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숨진 동물 중에는 하마, 워터벅, 긴점박이올빼미, 말레이가비알(악어의 일종) 등이 있다.
이름이 '여우'인 1988년생 하마는 관절 이상으로 오랫동안 진료를 받아오던 중 지난 7월 25일 간기능 저하가 겹쳐 생을 마감했다. 하마 '여우'가 작년에 낳은 새끼 '여름이'는 젖을 떼고 얼마 안 돼 엄마를 잃었다.
10월 3일 노령으로 폐사한 워터벅과 서울대공원 개장 때부터 함께 해오다 노령으로 폐사한 말레이가비알은 각각 국내에 남은 마지막 개체로, 더는 국내에서는 이들 종을 볼 수 없게 됐다.
동물원에 사는 동물은 같은 종의 야생 동물의 평균 수명보다 더 오래 사는 경우도 있으나 선천적인 질병이나 불의의 사고로 숨지는 경우도 있다. 서울대공원은 동물이 죽으면 부검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동물건강을 증진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등 동물의 복지를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위령제는 경과보고와 최근에 폐사한 동물들을 소개하는 순서에 이어 서울대공원장의 초헌, 동물원장의 제문낭독, 대공원 직원의 아헌 등 차례로 진행된다. 위령제 마무리는 참석자들의 헌화와 합동 묵념으로 한다. 일반 시민도 참석해 추모와 헌화를 할 수 있다.
숨진 동물들의 추모사진이 전시되며, 하마 '여우'의 담당 사육사가 추모 편지를 읽는 순서도 있다. 1909년 11월 1일 옛 창경원 동물원 개관으로 시작된 한국 동물원의 110년 역사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꽃 110송이를 바치는 헌화 순서도 마련됐다.
송천헌 서울대공원장은 "위령제를 통하여 동물원 구성원인 동물들의 소중함과 생명의 존엄을 함께 생각하고,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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