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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입양 한인 30대 여의사의 '애달픈 사모곡'

송고시간2019-11-0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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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서울 권산부인과서 태어난 산드라 록미엘 씨

출생 당시 모습(왼쪽)과 현재 산드라 록미엘씨
출생 당시 모습(왼쪽)과 현재 산드라 록미엘씨

[본인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저는 언제나 마음속에서 어머니를 생각하고 있어요"

스웨덴에 입양된 산드라 록미엘(한국명 주영옥·38) 씨는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있다.

록미엘 씨는 7일 친부모를 찾아달라며 아동권리보장원(구 중앙입양원)에 보낸 사연에서 "어머니와 내가 닮았을까"라고 물으면서 "입양기관인 대한사회복지회가 남긴 기록이 진짜 내 이야기인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졌는지도 궁금하다"고 간절함을 담았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만난다면 '어머니가 행복하길 바라고, 자식을 멀리 보내야 했던 어려움에도 진정 행복한 삶을 살기 바란다'고 꼭 말하고 싶다"며 "어머니의 과거를 부끄러워하지 않길 바라며 이렇게 성장한 내 모습을 보고 자랑스럽게 여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입양기록에 따르면, 그는 1981년 7월 29일 오전 6시 15분 서울에 있는 권산부인과에서 3.4kg의 건강한 아이로 태어났다. 하지만 산부인과의 요청으로 대한사회복지회 영아일시보호소에 곧바로 넘겨졌다.

당시 그의 아버지 43세, 어머니 35세였다. "아버지는 이미 2명의 딸이 있고, 생계가 어려워 입양 보내길 요청한다"는 기록과 입양기관 직원이 적은 소견란에는 "친부모는 법적 부부로 보이지 않는다"고 적혀 있었다.

그는 영아일시보호소에서 4∼5개월 머무는 동안 성마리아병원 의사로부터 정기 검사를 받았다고 한다. '주영옥'이라는 한국 이름을 누가 지었는지 자세히 알 수 없다고도 했다.

1981년 12월 스웨덴 스톡홀름에 입양된 그는 '산드라 요한나 영 록미엘'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이름 가운데 '영'은 한국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양부모는 그에게 항상 입양사실을 당당하게 말했고, 그는 처음부터 그 사실을 받아들이며 살았다. 그래서 그는 언젠가는 빼앗긴 정체성과 잃어버린 마음의 조각을 찾기 위해 모국으로 돌아가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현지 카롤린스카대 의대를 졸업한 후 그 대학병원 의사로 일하며 림프종 분야를 연구하는 그는 친부모를 찾을 수 있을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2013년 8월 방송 출연차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고, 이후 매년 찾아와 뿌리를 찾고 있다.

그는 "몇차례의 노력에도 아직 친가족을 찾지 못했다"며 "그렇지만 소속감 때문에 한국을 계속 방문할 것이라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록미엘 씨는 "내가 한국인이 되려는 노력은 단지 출생 때문만이 아니고 한국과 한국인은 언제나 내 마음속 한쪽에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록미엘 씨의 사연을 알거나 도움을 줄 사람은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지원국(☎ 02-6943-2654∼6)으로 연락하면 된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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