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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대법원, '사원분쟁' 힌두교 승리…무슬림과 충돌 우려

송고시간2019-11-0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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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2대1 분할판결 잘못…이슬람교는 대체지 받을 것"

1992년 충돌로 2천여명 사망…뉴델리·아요디아 경찰 배치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 대법원이 힌두교와 이슬람교의 '아요디아 사원 분쟁'에서 힌두교의 승리를 선언해 유혈 충돌 재발 우려가 커졌다.

인도 대법원, '사원분쟁' 힌두교 승리 판결
인도 대법원, '사원분쟁' 힌두교 승리 판결

[AP=연합뉴스]

9일 인도 대법원은 "아요디아 사원 부지는 본래 힌두교 소유"라며 "부지 2.77에이커(1만1천㎡) 전체를 힌두교 측에 주고, 이슬람교 측은 모스크를 짓기 위한 5에이커(2만㎡)의 대체부지를 받을 것"이라고 판결했다.

2010년 고등법원은 소송 대상 부지를 힌두교와 이슬람 단체 간에 2대 1로 나누라고 판결했는데, 이러한 분할판결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이날 판결은 대법관 5명이 만장일치로 선고했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아요디아시는 인도 종교 갈등의 진원지로 꼽힌다.

힌두교는 이곳이 라마(비슈누신의 7번째 화신)의 탄생 성지이며 본래 사원이 있었는데 16세기 초 무굴제국 초대 황제 바부르가 그 자리에 '바브리 이슬람사원'을 세웠다고 주장한다.

라마는 인도에서 이상적인 지도자상을 대표하며 인도인이 가장 사랑하는 신 중 하나다.

힌두교는 이곳에 라마 사원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이슬람교는 라마 탄생지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맞서왔다.

인도 대법원, '사원분쟁' 힌두교 승리 판결
인도 대법원, '사원분쟁' 힌두교 승리 판결

[로이터=연합뉴스]

1992년 과격 힌두교도들이 바브리 모스크를 파괴하면서 양측 유혈 충돌이 벌어져 2천여명이 숨졌다.

양측은 2002년 소송을 제기했고, 2010년 고법이 완전히 이긴 쪽도 진 쪽도 없는 판결을 내리자 양 진영이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날 대법원은 "고고학 조사 결과 바보리 사원 구조물 아래에 힌두교 사원 유적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왔다"며 "힌두교 사원을 세울 수 있도록 해당 부지를 신탁에 넘길 것"이라고 판결했다.

힌두교 측이 건설하려는 '라마 사원' 모형
힌두교 측이 건설하려는 '라마 사원' 모형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판결이 선고된 뒤 무력 충돌 등 '후폭풍'이 우려된다.

인도 경찰은 전국의 보안을 강화하는 한편 뉴델리의 대법원 주변과 아요디아시에 수천 명의 경찰을 배치했다.

또, SNS에 충돌을 선동하는 글을 게시한 사람 등 500명 이상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판결 선고 후 대규모 충돌에 대비해 임시 구치소로 쓸 학교 여러 곳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앞서 트위터에 "대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리든 누군가의 승리나 패배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선고가 인도의 평화와 단결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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