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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적 금강산관광 추진하는 北에 남측 시설 임대해야"(종합2보)

송고시간2019-11-1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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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남측 시설 이용 원해…임대계약 체결시 남측 재산권 확인 효과"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세미나…"北, 관광산업 경쟁력 낮아"

북한 금강산관광지구
북한 금강산관광지구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 10월 23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 보도에 담긴 금강산관광지구 전경.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박수윤 기자 = 북한의 강제 철거를 막기 위해 금강산의 남측 관광시설을 북한이 독자적인 국제관광특구 개발에 사용할 수 있도록 임대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2일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가 개최한 '금강산 관광에 대한 재고찰과 해법 모색' 세미나에서 "낙후된 시설은 철거하되 괜찮은 상태로 있는 현대아산의 일부 시설물을 북측이 관광시설의 일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윈윈(win-win)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북한이 금강산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마식령스키장 등과 연계한 국제관광특구로 조성해 남측 관광객 중심이 아닌 중국 등 전 세계로 관광사업을 확대하려 한다면서 이런 의도를 고려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북제재로 외부 투자 유치가 어려운 북한이 금강산에 새로운 시설을 건설하는 비용과 시간에 부담을 느낀다면서 "이러한 북한의 속사정을 파악해서 우리가 철거하지 않을 시설의 목록을 먼저 제시하고 우리의 계획을 설명하는 것은 좋은 방안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양 교수의 방안은 북한으로부터 상징적인 의미에서 1달러 등 소액의 임대료만 받고 시설을 임대하는 것이다.

북한이 이를 받아들여 임대계약을 하면 현대아산과 한국관광공사 등 남측 사업자의 재산권을 인정하게 하는 효과가 있고, 이를 계기로 북한과 금강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창의적 해법'을 논의할 수 있다고 양 교수는 주장했다.

그는 해금강호텔이나 빌리지 시설은 낙후돼 있어 당장 숙박이 불가능하지만, 온정각, 옥류관,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등은 보수를 하면 단기간에 운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시설 임대와 함께 정부가 금강산 개별관광을 허용할 것을 제안했다.

우선 이산가족과 실향민의 당일 관광으로 시작하되 물꼬가 트이면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다.

양 교수는 북한도 남측과 연계하면 관광특구개발의 극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어 남측의 시설 임대 제안 등에 귀를 기울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발표자인 서철준 중국 연변대학교 경제관리학원 부원장은 북한이 독자적인 금강산 관광사업 방침을 밝히며 남측 시설물 철거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관광산업 경쟁력이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서 부원장은 "중국은 몇 년 전 북한 관광개발지구에 대해 투자를 검토하다가 중단했다"며 "유엔 대북제재 영향도 있지만, 투자의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중국의 많은 기업이 북한에 투자한 결과 ⅓ 정도만 성공했다. ⅓은 실패했고 나머지 ⅓은 이윤이 없었다. 승산이 적은 것"이라며 "북경조선족기업가협회 회장이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해 투자 여건을 검토했지만,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판단했다더라"고 덧붙였다.

올레그 키리야노프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 연구위원은 2016년 마식령 스키장과 금강산을 방문하고 올해 원산, 갈마, 함흥을 여행했다며 "제 느낌으로 북한 측은 아직 대규모로 관광객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사람들이 제일 답답해하는 불만은 혼자서 호텔 밖에 나갈 수 없다는 것"이라며 "특별히 군인 사진을 찍을 생각이 없는데도 자유롭게 못 다니게 하니 일반인이 어떻게 사는지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광 비자를 받는데도 (많이)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여행 비용이 싸지도 않다. 비싸다. 러시아에서 태국이나 한국에 가는 게 더 싸다"며 "이런 걸 다 합치면 북한보다 동남아에 가는 게 낫겠다고들 한다"고 전했다.

'금강산 해법 세미나'
'금강산 해법 세미나'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12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금강산 관광에 대한 재고찰과 해법 모색'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2019.11.12 clap@yna.co.kr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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