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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모두 절제하면 치매 위험 증가…"비타민 B12 결핍 때문"

송고시간2019-11-1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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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위암환자 1만2천명 분석…"비타민 B12 보충해야"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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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캡처]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위암으로 위를 모두 절제하면 치매 발병위험이 증가한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위를 잘라내면서 비타민 B12의 체내 흡수를 돕는 내인자(intrinsic factor)가 함께 사라진 탓으로 비타민 B12를 보충하면 이런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서울의대 최윤진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이용해 2007~2012년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와 일반인 대조군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종양외과학회지'(Annals of surgical onc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 대상자는 50세 이상이면서 위암 진단을 받고 위를 모두 절제한 1만2천825명이다. 일반인 대조군은 20만3천276명으로 위암 환자와 나이 및 성별 등 사회경제적 요소와 고혈압, 당뇨 등 치매 발병과 연관 있는 의학적 요소에서 차이가 없도록 보정했다.

두 그룹의 치매 발병 위험을 분석한 결과 위 절제 환자들의 치매 위험이 30% 높았다.

위 절제 환자들의 치매 발병 요인으로는 비타민 B12 결핍이 지목됐다. 위에는 비타민 B12 흡수를 돋는 내인자가 분비되는데, 위를 제거하면서 함께 사라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비타민 B12 부족은 치매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치매 환자의 47%에서 비타민 B12가 결핍되어 있다는 학계 보고가 있지만, 그동안 위암 환자들의 비타민 B12 부족은 간과돼 왔다.

또 이 연구에서는 위암 전절제 수술 후 비타민 B12 보충 여부에 따라 치매 발병 위험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비타민 B12를 전혀 보충하지 않거나 수술 후 3년 이내에 보충을 중단한 경우 위암 전절제 수술 환자와 같은 조건의 일반인 대조군을 비교했을 때 위암 환자의 치매 발병 위험이 2배 정도 높았다.

반면 꾸준히 비타민 B12를 보충한 환자들은 일반인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29% 감소했다. 다만 치매 종류를 세분화해 분석했을 때는 다른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경우 위를 모두 절제한 환자가 일반인 대조군보다 발병 위험이 높았지만, 혈관성 치매 발병 위험은 오히려 23% 더 낮았다.

이는 위를 모두 떼어낸 환자들이 이후 식사량이 줄어들면서 내장 지방이 감소하고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혈관성 치매에 영향을 미치는 대사성 질환 지표들도 함께 개선된 효과로 분석됐다.

최 교수는 "위 전절제술 받은 지 3년 전후로 비타민 B12 결핍이 두드러지기 시작한다"며 "이를 모른 채 지내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를 떠안고 살게 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위를 제거하면서 당연히 여러 가지 영양소가 결핍되기 쉬운 만큼 전문가 상담과 검사는 필수"라며 "비타민 B12 결핍은 충분히 조절이 가능한 만큼 치매 예방을 위해서라도 정기적인 관찰과 보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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