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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대선 D-3…'친중국 권위주의 정부' 재출범할 듯

송고시간2019-11-1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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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통령 동생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국방부 차관 당선 유력"

형과 함께 2005∼2015년 철권통치…'부활절 테러' 후 강한 지도자에 민심 쏠려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스리랑카 국방부 차관. [로이터=연합뉴스]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스리랑카 국방부 차관. [로이터=연합뉴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오는 16일 진행되는 스리랑카 대통령 선거에서 2015년에 물러났던 '친중국 권위주의 정부'가 재출범할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2일 "공식 여론조사는 없지만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국방부 차관의 이번 대선 승리가 유력하다"고 밝혔다.

다른 외신들도 고타바야(70)와 주택건설·문화부 장관인 사지트 프레마다사(52) 통합국민당(UNP) 부총재 간 양파전으로 압축된 이번 대선은 고타바야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35명에 달하며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현 대통령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고타바야는 '스리랑카의 독재자'로 불린 마힌다 라자팍사(74) 전 대통령의 동생이다.

고타바야는 마힌다가 대통령을 역임한 2005∼2015년 형과 함께 철권정치를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대통령이 겸임하는 국방부 장관 아래의 국방부 차관을 맡아 강력하게 군부를 이끌었다.

특히 그는 2009년 26년간 진행된 스리랑카 정부군과 타밀족 반군 간 내전을 종식하는데 일등공신 노릇을 했다.

하지만 그는 내전 종식 과정에서 정부군이 4만5천여명의 타밀족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의혹 등 여러 인권 탄압 관련 사안에 연루돼 비난받아왔다.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이나 반군 용의자를 납치해 고문하는 조직도 운영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최근에는 국적 논란에 시달렸다.

미국 시민권자였던 그가 2005년 스리랑카 국적을 회복하는 과정에 결격 사유가 있어 대통령 피선거권이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같은 비판적 시선에도 불구하고 민심은 고타바야에게 쏠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이 주도한 '부활절 테러' 이후 무슬림계에 배타적인 다수 불교계 싱할라족을 중심으로 강력한 지도자를 원하는 여론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반면 시리세나 대통령은 지난해 말 총리 해임을 주도하며 국정 혼란의 빌미를 제공한 데다 부활절 테러까지 겹치면서 국정 장악력을 대부분 상실한 상태다.

마힌다 라자팍사 전 스리랑카 대통령. [EPA=연합뉴스]

마힌다 라자팍사 전 스리랑카 대통령. [EPA=연합뉴스]

다만, 이슬람 사회와 기독교계 등에서는 고타바야가 정권을 잡을 경우 소수 집단에 대한 불법 탄압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고타바야의 집권을 계기로 권위주의 정치를 펼쳤던 라자팍사 가문이 다시 정치권의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신에 따르면 마힌다 전 대통령은 내년 초 차기 총리에 도전할 예정이며, 마힌다의 동생 차말은 국회의장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또다른 형제인 바실은 라자팍사 가문이 이끄는 스리랑카인민전선(SLPP)의 재정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 포함, 현재 정치권에서 활동하는 라자팍사 가문 출신은 7명이나 된다.

라자팍사 측에 비판적인 라지타 세나라트네 보건부 장관은 라자팍사 패밀리가 나라를 통치하는 상황을 다시 보게 될 것이라며 "그들은 모든 반대 목소리를 탄압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인도와 미국 등은 고타바야가 새 대통령이 되면 스리랑카의 친중국 노선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마힌다는 대통령 재임 시절 인공섬 프로젝트, 석탄화력발전소, 도로 건설 등 중국과 손잡고 각종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진행했다.

반면 시리세나 대통령은 '탈(脫)중국' 움직임을 보이며 인도, 미국 등과의 관계를 더 중시해왔다.

중국과 인도양의 패권을 다투는 인도와 미국으로서는 고타바야 정부의 출범이 반갑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스리랑카는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한 나라로 대통령은 내정을 제외한 외교, 국방 등을 책임진다. 유권자 수는 1천600만명으로 추산된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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