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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에겐 '죽음의 덫'…수원, '야생조류 투명창 충돌 저감' 추진

송고시간2019-11-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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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건물 유리창과 도로변 투명방음벽은 미관을 향상하는 장점은 있지만, 날아다니는 새들에게는 부딪쳐 죽거나 크게 다치게 하는 위험물이다.

방음벽과 충돌해 죽은 조류
방음벽과 충돌해 죽은 조류

(울산=연합뉴스) 2016년 5월 울산 국도변에서 죽은 채 발견된 조류. 비둘기, 새매, 어치 등 다양한 종류의 새들은 모두 도로변 방음벽과 충돌해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로드킬예방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환경부 국립생태원이 2017년 12월부터 2018년 8월까지 전국 건물 유리창, 투명방음벽 등 56개소에서 조류 충돌 발생 현황을 조사해보니 우리나라에서 1년에 건물 유리창에 충돌해 부상·폐사하는 야생 조류는 764만 9천여마리로 집계됐다.

도로 투명방음벽에 충돌하는 조류도 23만3천여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 올 6월 경남 통영과 거제에서는 천연기념물 223호이자 멸종위기종인 팔색조가 건물과 아파트 유리창에 충돌해 폐사하는 사례가 잇따라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이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수원시는 지난달 중순 시청 별관 주변에서 박새 3마리가 별관 유리창을 장애물로 인식하지 못하고 충돌해 죽자 '야생 조류 보호 종합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14일 수원시의회 세미나실에서 '야생조류 투명창 충돌 저감 간담회'를 열어 시가 기획한 '야생 조류 투명창 충돌 저감 사업안'을 설명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시의 사업안에 따르면 시는 기존 건물·방음벽에 조류가 인식할 수 있는 스티커·필름 부착을 유도하고, 신규 건물·시설에는 투명창을 줄이고 문양이 새겨진 유리를 설치하도록 할 예정이다.

적용대상은 ▲도로·철도 건설 사업을 할 때 설치하는 투명 방음벽 ▲ 건축물 유리창 ▲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 입구 투명 인공구조물 등이다.

아파트 방음벽에 부착된 버드세이버
아파트 방음벽에 부착된 버드세이버

(울산=연합뉴스) 2016년 5월 울산시 중구의 한 아파트 방음벽에 부착된 버드세이버. 버드세이버는 맹금류 모양의 스티커로, 조류가 이를 보고 피하도록 해 충돌을 예방하도록 디자인됐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간담회에서 '조류 유리 충돌 현황 및 저감 방안'을 발표한 김영준 국립생태원 부장은 "조류의 유리 충돌을 줄이려면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대국민 홍보사업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며 "또 충돌 방지 제품을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보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간담회에서 나온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야생조류 투명창 충돌 저감 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해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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