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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위, 아래, 아래' 충돌 피하려 '춤' 추듯 도는 해왕성 위성

송고시간2019-11-1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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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것 많은 태양계 외곽 기준으로도 독특한 궤도 확인

해왕성과 이를 도는 나이아드와 탈라사 위성
해왕성과 이를 도는 나이아드와 탈라사 위성

안쪽에서 경사진 궤도를 도는 위성이 나이아드(빨간실선). [NASA/JPL-Caltech 제공]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해왕성에 바짝 붙어 궤도를 도는 두 개의 작은 위성이 서로 충돌하지 않기위해 지그재그로 어지러운 춤을 추듯 독특한 궤도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 따르면 지난 1989년 보이저2호가 발견한 '나이아드(Naiad)'와 '탈라사(Thalassa)'가 그 주인공으로 해왕성을 도는 궤도가 약 1천850㎞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서로 3천540㎞ 이내로 접근하지 않는다고 한다.

안쪽에서 해왕성을 도는 나이아드의 궤도가 기울어진 상태에서 서로를 지나는 시점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나이아드의 공전 주기는 7시간, 탈라사는 7시간30분. 탈라사에서 나이아드 위성을 관측한다고 가정하면 위로 두 번, 아래로 두 번 지나가는 것이 반복된다.

궤도 역학전문가들은 '위, 위, 아래, 아래'로 왔다갔다하는 두 위성의 궤도를 '(충돌)회피 춤(dance of avoidance)'으로 부르고 있으며, 이상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안정된 궤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허블우주망원경을 통해 이를 확인하고 과학 저널 '이카로스(Icarus)' 최신호에 논문을 발표한 JPL의 마리나 브로조비치 연구원은 "우리는 이렇게 반복되는 패턴을 '공명(resonance)'이라고 한다"면서 "행성과 위성, 소행성이 '춤'을 추는 방식이 다양하기는 하지만 이런 형태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다"고 했다.

태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태양계 외곽에서는 거대 행성만 중력을 가져 수십 개의 위성을 갖는다. 이 위성들은 행성과 함께 만들어져 주욱 붙어있거나 주변을 지나다가 중력에 붙잡혀 행성을 돌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들 중에는 행성과는 반대 방향으로 돌거나 토성의 위성 에피메테우스처럼 공전궤도가 비슷한 야누스와 궤도를 바꿔가며 도는 등 특이한 궤도를 갖기도 한다.

[NASA JPL 제공]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WEsiSZtIDyI

해왕성은 가장 안쪽의 나이아드부터 7천400만㎞까지 벗어나는 타원형 궤도를 도는 네소(Neso)에 이르기까지 모두 14개의 위성을 갖고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이아드를 비롯한 해왕성 안쪽의 위성들은 해왕성이 카이퍼 벨트의 천체인 트리톤(Triton)을 중력으로 붙잡아 자신의 최대 위성으로 만들 때 원래의 위성 시스템이 흐트러지면서 남은 물질들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브로조비치 연구원은 나이아드가 초기에 다른 안쪽 위성과의 상호작용으로 기울어진 궤도를 갖게된 뒤에 탈라사와 이례적인 공명 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추정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외계지적생명체탐사(SETI) 연구소의 행성 천문학자 마크 쇼월터는 "위성 간에 이뤄지는 이런 상호 의존성을 찾아내는데 늘 관심을 가져왔다"면서 "나이아드와 탈라사는 이 궤도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아주 오래전에 이런 관계로 묶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위성은 절대로 가까이 다가서지 않음으로써 평화를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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