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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 없는 '젤 추진제 실험 중 폭발'…수사 장기화 가능성

송고시간2019-11-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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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연구소서 국내 실험 선도…"세계적으로도 독일·미국 정도"

경찰도 연구소에 되레 조언 요청해야 할 상황

ADD 폭발사고 현장 조사를 위해 들어가는 소방 차량
ADD 폭발사고 현장 조사를 위해 들어가는 소방 차량

[연합뉴스 자료 사진]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7명의 사상자를 낸 국방과학연구소(ADD) 젤 추진제 연료 실험실 폭발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고에 속한다.

세계적으로도 관련 기술을 연구 중인 나라가 몇 안 되는 만큼 경위 규명에 긴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학계와 경찰에 따르면 젤 추진제는 물체를 앞쪽으로 이동하거나 날아가게 하는 젤 타입의 재료다.

액체 연료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고밀도·고발열량을 가질 수 있다. 액체 연료·산화제보다 보관성도 좋다.

연소 중 추진력 제어가 어려운 고체 연료와 비교해도 장점이 많다.

젤 추진제를 쓰는 젤 추진기관 연구는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독일과 미국 정도에서만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그중에서도 ADD가 가장 질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했던 국방과학연구소 정문
사고 발생했던 국방과학연구소 정문

[연합뉴스 자료 사진]

익명을 요구한 공학 계열 한 연구원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젤 추진제에 대해 자유롭게 자문할 수 있는 학자를 ADD 밖에서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관련 연구를 사실상 ADD가 주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ADD에서는 최근 몇 년 새 의미 있는 실험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추진기관 개발에 관한 기술을 공유하는 한국추진공학회 학술대회 논문집을 보면 젤 추진제 실험은 ADD에서 시행한 게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 이번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연구원들이 수차례 동참해 낸 성과다.

이들은 젤 추진제 점화나 연소 등 훨씬 복잡하고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는 실험도 성공한 바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젤 추진제가 기존 액체 연료와는 다른 특성을 보이는데, ADD는 젤 추진제에 적합한 점화조건 형성과 연소 특성 파악 등 상당 부분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복잡한 연료 공급 시스템을 이해해야 하는 젤 추진제 연소 시연기 점화장치도 설계해 학계에 보고했다.

이번 사고 당시 쓰인 니트로메탄(나이트로메테인)을 연료로 활용하는 장치다.

ADD 폭발 사고
ADD 폭발 사고

[제작 성재은]

상대적으로 난도가 낮은 유량 확인 작업 중 폭발 사상 사고가 난 것에 대해 ADD 측이 애통해하면서도 당황한 분위기를 그대로 내비친 건 이런 배경에서다.

연구 총괄 책임자인 임성택 ADD 제4기술연구본부장은 13일 사고 직후 연 브리핑에서 "민감한 폭약을 다뤘다면 모르겠지만, (폭발할) 가능성이 적은 실험"이라며 "굉장히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전담 수사팀을 꾸린 경찰의 사고 원인 분석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슷한 사고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첨단 기술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는 만큼 ADD 측에 되레 조언을 요청해야 할 상황도 생길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현장 폐쇄회로(CC)TV와 서류 분석 작업을 면밀히 하는 중"이라며 "연구원들이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하는 대로 관련 진술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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