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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日과 지소미아 입장차 확인…美와 외교 지원 연합훈련 연기

송고시간2019-11-17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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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두 "일측 태도 변화 강력 촉구" vs 고노 "지소미아 유지해야"

에스퍼 "연합공중훈련 연기 합의…외교적 노력촉진 선의의 조치"

한일 국방장관 '무표정한 악수'
한일 국방장관 '무표정한 악수'

(방콕=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제6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차 태국을 찾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7일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과 악수하고 있다. 2019.11.17

(방콕=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한국은 일본과는 지소미아(GSOMIA·군사정보보호협정) 담판에서 상호 이견을 확인하는 데 그쳤지만, 미국과는 이달 중순 예정된 연합공중훈련 연기에 전격 합의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7일 태국 방콕에서 일본의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과 한일 국방장관회담을 하고, '지소미아 담판'에 나섰지만, 일본이 기존 입장을 유지해 회담은 평행선으로 끝났다.

반면,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과 만남에서는 이달 시행할 예정이었던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전격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북미 실무협상을 위한 외교적인 노력을 군사적 차원에서 뒷받침하려는 조치로, 북한이 회담 테이블로 복귀하는 데 필요한 중대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 장관과 고노 방위상은 이날 오전 10시 5분(현지 시간)부터 40분간 방콕의 아바니 리버사이드호텔에서 만나 지소미아 등 한일 현안을 논의했다. 양국 국방장관의 대좌는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방침 이후 처음이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evAZ_28uUDA

정 장관은 회담 종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 "원론적인 수준에서 얘기가 됐다"면서 "중요한 것은 국방 분야 얘기보다는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것이 많으니 외교적으로 잘 풀릴 수 있도록 노력을 해달라고 적극적으로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에 고노 방위상은 지소미아가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되풀이했다고 정 장관은 전했다.

국방부는 회담 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정 장관은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한 것은 일측이 안보상의 이유로 수출규제 조치를 한 데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음 강조하면서 일측의 태도 변화를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일본 NHK는 고노 방위상이 한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취소할 것을 요구했지만 회담이 평행선으로 끝났지만, 양국 국방부 장관이 한일과 한미일 3개국의 연대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의견 일치를 봤고 방위 당국 간 의사소통을 유지하자는 점을 서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고노 방위상이 회담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의 재고를 요청했다며 정 장관에게 "지소미아 문제를 포함해 한일 간 다양한 과제가 있다. 현명한 대응을 요구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에스퍼 장관과 고노 방위상은 이어진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서 지소미아를 직접적으로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정보공유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연출하면서도 화해를 시도하려는 제스처도 보였다.

에스퍼 장관은 이 회담에서 정 장관과 고노 방위상의 손을 잡고 "동맹, 동맹 맞죠?(allies, allies, right?)"라고 말했다. 당초 굳은 표정으로 어색해하던 한일 장관은 웃는 표정을 지었다.

한·미, 이달 예정 연합공중훈련 전격 연기
한·미, 이달 예정 연합공중훈련 전격 연기

(방콕=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17일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이달 예정된 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1.17

이와 달리 한미는 북미 비핵화 협상 여건 조성을 위해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방콕에서 정 장관과 만남 후 가진 한미 언론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내에 항구적 평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한미 국방부간 긴밀한 협의와 신중한 검토를 거쳐 저와 정경두 장관은 이번 달 계획된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의 이런 결정은 외교적 노력과 평화를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선의의 조치"라며 "북한은 역시 연습과 훈련 그리고 (미사일)시험을 시행하는 결정에 있어 이에 상응하는 성의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우리는 북한이 조건이나 주저함이 없이 협상 테이블로 다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면서 "한미 양국이 연합훈련을 연기하기로 결정했지만, 한반도의 연합전력에 높은 수준의 준비태세가 유지될 수 있도록 지속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번 연기된 (연합공중)훈련을 언제 다시 시작할 것인가라는 부분은 앞으로 진행되는 사안을 보면서 한미 간에 긴밀하게 공조 협조하면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무기 연기로 해석된다.

군 일각에서는 이번에 연기 결정이 난 연합공중훈련은 연내 시행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 장관은 "한미 정부, 외교당국과 국방부는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긴밀하게 공조하고 협력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 결정됐다기보다는 지금까지 한미 간에, 북미 간에 진행되고 있는 북한의 비핵화 달성을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을 병행하면서 지속적으로 긴밀하게 공조하고 협력해왔던 그런 내용"이라고 말했다.

한미 국방 당국은 '비핵화 대화' 기조가 계속 유지되는 한 내년에도 대규모 연합훈련을 축소 조정하거나 유예, 연기 조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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