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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센타' 박용우 "재즈처럼 연기…웃음과 아이러니 담았죠"

송고시간2019-11-1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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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우
박용우

[트리플픽쳐스 제공]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지방 국도변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재구(박용우)와 순영(조은지) 부부. 서울서 내려와 마을 주민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데다, 인근에 들어선 대규모 공사 현장 때문에 카센터가 개점 휴업 상태에 들어가자 고심한다.

어느 날, 타이어에 펑크가 난 차량이 카센터를 찾고, 재구는 타이어에 박힌 금속 조각을 보고 수상한 계획을 세운다. 몰래 밤마다 도로 위에 금속 조각을 뿌려 타이어 펑크를 유도한 것. 이 사실을 알게 된 순영은 처음에는 화를 내지만, 도로에 아예 거꾸로 못을 박아놓자는 아이디어를 내며 범죄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박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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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픽쳐스 제공]

오는 27일 개봉하는 '카센타'(하윤재 감독)는 평범한 부부가 먹고살기 위해 '소소한' 범죄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뜻하지 않는 일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다. '한국형 생계 범죄 블랙코미디'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뉴스에서 본 듯한 익숙한 소재이면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개가 이 영화 장점이다. 실제로 하 감독이 10년 전 남해 여행길에서 겪은 일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당시 타이어가 펑크나 보험회사에 연락했더니 주말이라 두 시간은 기다리라는 연락을 받았고, 그때 도로변에 현란하게 '빵꾸'라고 적힌 카센터를 본 것이다. 감독은 당시 '왜 이런 곳에 카센터가 있을까'하는 마음에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고 한다.

최근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마주한 주연 배우 박용우(48) 역시 "흔한 소재이지만, 서사나 주제는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어서 끌렸다"면서 "이런 느낌의 한국 영화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카센타' 스틸컷
'카센타' 스틸컷

[트리플픽쳐스 제공]

'카센타' 스틸컷
'카센타' 스틸컷

[트리플픽쳐스 제공]

극 중 재구는 가진 것 없어 처가 식구들의 인정을 받지는 못하지만, 누구보다 아내를 사랑한다. 욕망과 양심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아내와 함께 서울에 번듯한 건물을 지어 올라갈 꿈에 부풀어 끝내 도로에 못을 박는다. 박용우는 그런 재구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평소 수준급 드럼 실력을 자랑하는 박용우는 연기를 재즈에 비유했다. 그는 "재즈가 음악의 모든 것을 습득한 뒤 마침내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는 것처럼, 연기 역시 재즈를 연주하는 마음으로 하고 싶다"며 "이번 작품은 그런 경험을 하면서 연기했다"고 떠올렸다.

영화 속 재구네 부부는 여러 번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그들의 선택은 때로 뜻하지 않은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생긴다. 웃기는 상황 속에서도 마음껏 웃을 수 없는 이유다.

박용우는 "포복절도할 만한 웃음은 없지만 '피식'하거나 '이게 뭐야' 하는 웃음, 혹은 동정의 웃음도 있다. 그런 다양한 증폭의 웃음과 아이러니가 많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박용우
박용우

'트리플픽쳐스 제공]

하이라이트인 재구와 용순의 격렬한 몸싸움 장면 역시 가장 기본적인 동선과 최소한의 대사만 주어진 상황에서 두 배우가 애드리브로 연기했다. 그래서인지 실제 부부 싸움을 보듯 생생하다.

"이 작품 속 감정의 본질은 초라함, 연약함, 지질함 같은 것이에요. 대부분 사람이 가지고 있지만, 애써 감추고 싶은 본모습이죠. 관객들이 재구네 부부를 보면서그런 인간의 연약함에 공감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에 부부가 방바닥을 뒹굴며 싸우는 장면에서 '인생이 왜 저래' '참 지질하다' 그렇게만 느껴도 이 영화는 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올가미'(1997)로 데뷔한 박용우는 '달콤, 살벌한 연인'(2006)에서 소심남 황대우 역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드라마 '프리스트'에서 사제 역을 맡아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다. '카센터' 이후 차기작으로는 영화 '유체이탈자'(윤재근 감독) 개봉을 앞뒀고, tvN 새 단막극 시리즈 '오우거'에도 출연했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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