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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에서 희망을 노래하다…'미친 아담' 3부작

송고시간2019-11-20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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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거장 애트우드, 대작 시리즈 국내 출간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마거릿 애트우드(80)는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캐나다 대표 작가다.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을 2000년에 이어 지난달 두 번째로 받았다.

그 밖에도 토론토 예술상, 아서 클라크 상, 미국PEN협회 평생공로상, 독일도서전 평화상, 프란츠 카프카 상 등을 받은 캐나다 문학의 자랑이다.

예술, 과학, 인권, 환경, 외교, 성 등 폭넓은 주제를 작품에 담아낸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토론토 요크대, 뉴욕대 등지에서 영문학 교수를 지낸 저명한 영문학자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심혈을 기울여 창조한 디스토피아 세계가 한국 독자들을 찾아왔다. '미친 아담 3부작'으로 불리는 시리즈가 민음사에서 번역 출간됐다.

1부는 2003년 작 '오릭스와 크레이크', 2부는 2009년 작 '홍수의 해', 최종 3부는 2013년 작 '미친 아담'이다.

1985년 발표한 '시녀 이야기' 이후 두 번째 디스토피아 소설로, 애트우드는 "이 책의 내용은 내가 쓰고 있는 동안 점차 현실이 되어 갔다"고 개탄한 바 있다.

실제로 그가 예상하고 그려낸 유전자 조작,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 복제 생물, 가짜 먹을거리, 성형 중독, 포르노 범람은 이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이런 예언과 현실 일치는 우연이 아니다. 애트우드가 3부작 집필 전 또는 집필 기간 각종 과학과 미래학 분야에 관해 철저히 연구 조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디스토피아에서 희망을 노래하다…'미친 아담' 3부작 - 1

1부는 천재 과학자 크레이크가 인류의 소원인 젊음을 유지하고 쾌락까지 주는 신약을 개발하지만, 예기치 못한 부작용으로 세계 곳곳에서 끔찍한 비극이 발생한다는 이야기가 뼈대다.

2부에선 미지의 감염병으로 인류가 멸종 위기에 처한다. 극소수 생존자들은 절망만 남은 지옥 같은 세계를 마주하게 된다.

생존자들은 3부에서 레지스탕스 '미친 아담'에 합류해 인류 부활 투쟁을 치열하게 전개한다. 크레이그 박사가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낸 신인류도 힘을 합친다. 구인류와 신인류는 인류 멸망의 절망 속에서 교감하며 희망의 불씨를 발견한다.

온통 폐허와 절망뿐인 세상에서 공감하며 살길을 찾는 구인류와 신인류의 모습을 통해 애트우드는 희망과 인간에 대한 믿음을 이야기한다. 이처럼 문학적 보편성과 인류애를 추구하는 그의 모습은 그가 단순히 과학소설 작가나 페미니스트 작가에 머물지 않는 이유로 평가된다.

애트우드는 1부 출간에 부치는 말에서 "나는 우리 앞에 보이는 그 길을 가지 않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완성했다"면서 "내가 인류의 미래를 비관하는 건 아니다. 이전에도 여러 번 언급했지만 나는 낙관주의자다. 희망을 갖자!"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부 오릭스와 크레이크를 '1984', '멋진 신세계'에 비견되는 명작으로 평가했다.

인디펜던트는 "이 멋진 신세계는 우리의 세계를 거울로 비추듯 보여주기 때문에 더욱 섬뜩하게 느껴진다"고 했고, 뉴욕타임스(NYT)는 2부 '홍수의 해'에 대해 "아무것도 예언하지 않지만 무서울 정도로 사실적"이라고 평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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