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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를 위로한 '동백꽃 필 무렵' 23.8% 종영

송고시간2019-11-2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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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보다 만화같았던 '어쩌다 발견한 하루' 3.6% 마무리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KBS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세상의 모든 약자와 애틋한 부모 자식들을 위로한 작품이었다. 주인공은 물론 조·단역의 서사까지 생생하게 살아있는 덕분이었다.

22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방송한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 마지막 회 시청률은 19.7%-23.8%를 기록했다. 자체 최고 성적이다. 첫 방송에서 6.1%-7.4%로 출발한 이 작품은 자극적인 조미료 없이도 서서히 시청자를 끌어당긴 특성처럼 꾸준한 시청률 상승을 보였다.

이로써 '동백꽃 필 무렵'은 'SKY 캐슬', '왜그래 풍상씨', '열혈사제'에 이어 올해 평일 미니시리즈 중 시청률 20%를 돌파한 작품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KBS 제공]

최종회에는 동백(공효진 분)과 용식(강하늘)이 '까불이'도 잡고, 동백 엄마 정숙(이정은)의 건강도 되찾고, 결혼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담겼다.

'백희가 돌아왔다', '쌈, 마이웨이'를 통해 소외된 사람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공감 능력을 보여준 신인 임상춘 작가는 '동백꽃 필 무렵'으로 본인만의 독보적인 문체와 장르를 재확인시키며 탄탄한 입지를 굳히는 데 성공했다.

출생 후 입양과 파양부터 싱글맘으로서의 고단한 삶, 뒤늦은 엄마와의 재회로 인한 혼란까지 남다른 불행의 길을 걸어온 동백은 극 중에서 가장 약자를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 주변 인물들 역시 다양한 아픈 손가락들을 표현한 데 이 작품의 의의가 있다.

절절한 모성애로 모두를 울린 정숙부터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외로웠던 향미(손담비), 막무가내 철부지로만 보였던 종렬의 아내 제시카(지이수), 그 외 옹산마을 사람들까지 작가가 개개인에 불어넣은 서사는 극을 풍성하게 하면서 공감대도 넓히는 장치가 됐다.

임 작가는 심지어 양념처럼 곁들인 스릴러와 추리 요소로만 치부된 '까불이' 흥식(이규성) 부자(父子)에게도 나름의 애틋한 스토리를 부여하면서 대단원을 완성하는 섬세함을 보였다. 20부(프리미엄CM 구분 기준 40부)로 평일 미니시리즈 치고는 긴 분량 동안 '까불이 찾기'를 끌어가면서 극이 늘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낳았지만 흥식 부자의 관계성이 더해지며 극의 풍성함은 물론 반전의 묘미도 확보했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KBS 제공]

작가의 탄탄한 서사와 PD의 꼼꼼한 연출 속에서 배우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제각각 맞춤옷을 자랑했다.

공효진은 이 작품을 통해 해당 장르에서는 독보적인 존재임을 재확인했고, 제대 후 복귀한 강하늘은 '촌므파탈(촌스러운 매력을 지닌 옴므파탈)형 돈키호테' 용식이를 200% 소화해내며 제2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김지석은 특유의 '짠내나는' 종렬 역으로 존재감을 뽐냈고, 노규태-홍자영 부부를 연기한 오정세와 염혜란은 감칠맛 이상의 맛을 극에 더했다.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모성의 뜨거운 온도는 꼭 닮은 엄마들, 동백 엄마 정숙 역의 이정은과 용식 엄마 덕순 역의 고두심은 모든 모녀 시청자를 울렸다. 여기에 동백 아들 필구 역의 김강훈도 가세, 성인 배우들 못지않은 감정 전달 능력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포항 구룡포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은 풍성한 서사에 볼거리까지 더하는 효과를 낳았다. 또 동해를 배경으로 여기저기서 들리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는 아이러니하지만 듣는 맛을 더했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포스터처럼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포스터처럼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30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일본인 가옥거리에서 관광객들이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포스터에 나온 장면처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19.10.31 sds123@yna.co.kr

무엇보다도 '동백꽃 필 무렵'은 호화 캐스팅, 거액 제작비 등을 내세우는 최근 드라마 시장 트렌드 속에서 '살아있는 이야기'라는 기본에 충실해 '대박'을 냈다는 의미를 남겼다.

다만 40부작이라는 긴 호흡 때문인지 후반부로 갈수록 동백의 안타까운 과거사에 살을 덧대고 덧대면서 '신파'라는 인상을 남겼다는 일부 지적도 있었다.

'동백꽃 필 무렵' 후속으로는 조여정-김강우 주연 '99억의 여자'를 방송한다.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

[MBC 제공]

한편, MBC TV '어쩌다 발견한 하루'도 전날 2.6%-3.6% 시청률로 마무리됐다.

최종회에서는 단오(김혜윤)와 하루(로운)가 새로운 작품에서 다시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다음 웹툰 '어쩌다 발견한 7월'을 기반으로 한 이 작품은 다른 웹툰 원작 드라마들과 달리 원작 만화보다도 더 만화 같은 연출로 승부수를 띄웠고 결과적으로 그 전략이 성공했다.

만화 속 주인공이 아닌 조연들이 자아를 찾고 자신만의 인생을 개척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은 초반 귀엽고 발칙하기만 한 상상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모든 '엑스트라'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네는 메시지도 담았다.

'SKY 캐슬'에서 떼쟁이 예서를 연기한 김혜윤은 이번 작품에서 코믹과 로맨스 연기를 자연스럽게 오가며 차세대 주자로서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비주얼과 안정된 연기력을 겸비한 로운은 '연기돌'로서의 입지를 굳혔고, 이재욱도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 이어 좋은 인상을 남겼다.

이 작품은 젊은 층을 위주로 본방송보다도 다시 보기나 온라인 클립 부문, 그리고 해외 플랫폼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며 별도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 후속으로는 오연서-안재현 주연 '하자있는 인간들'을 방송한다.

전날 SBS TV '시크릿 부티크'는 청룡영화상 중계로 결방했고, tvN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1.5%(유료가구) 시청률을 보였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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