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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개청문회 일단락…"우크라 스캔들 터질 줄 알았다"(종합)

송고시간2019-11-2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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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주재 대사, 트럼프 국내정치 심부름"…"트럼프, 본인 이익 '큰일'만 신경 써"

하원 정보위 보고서→법사위가 탄핵 조항 검토 수순…"연말 전 하원 투표 전망"

미국 하원 공개 청문회에서 증언하는 피오나 힐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국장 [EPA=연합뉴스]

미국 하원 공개 청문회에서 증언하는 피오나 힐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국장 [EPA=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진상 파악을 위해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이 진행한 2주간의 탄핵조사 공개 청문회가 21일(현지시간) 일단락됐다.

일정 마지막 날인 이날도 트럼프 측에 불리한 증언이 쏟아졌다.

이날은 백악관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업무를 총괄했던 피오나 힐 전 국가안보회의(NSC) 유럽·아시아 담당 선임국장과 우크라이나 주재 미 대사관의 정무참사관 데이비드 홈즈가 출석했다.

◇ "트럼프 심부름…우크라 압박" 증언 속출

AP와 CNN 등에 따르면 힐 전 국장은 2016년 미 대선 당시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가 개입했다는 트럼프 진영 일각의 음모론을 거론하며 트럼프를 옹호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비판했다.

그는 "이 위원회에 있는 여러분 중 일부는 러시아가 우리나라를 상대로 작전을 수행하지 않았다고 믿는 것 같다"며 "이건 러시아 보안기관에 의해 자행되고 전파된 허구적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미 대선 개입 주체가 우크라이나라는 주장은 공화당 일각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됐고 하원 정보위가 주관한 청문회에서도 공화당 간사 데빈 누네스를 비롯한 여러 공화당 의원이 거론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조사 빌미가 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의 미 대선 개입 의혹에 관해 발언한 것을 두둔했다.

트럼프는 당시 통화에서 정적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조사를 압박하고 우크라이나에 보관돼 있다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서버 조사도 언급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고 해킹된 DNC 컴퓨터 서버가 우크라이나에 숨겨져 있다는 음모론에 근거한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dAwqbkjjFqM

힐 전 국장은 전날 트럼프에게 불리한 발언을 한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 대사가 트럼프의 '국내 정치적 심부름'(domestic political errand)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선들랜드가 단순히 공식 외교 채널로 활동했던 게 아니라 트럼프의 지시를 이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힐 전 국장은 "그(선들랜드)는 국내 정치적 심부름에 관여하고 있었고 우리는 국가안보 외교 정책에 관여하고 있었다"며 "그리고 그 두 가지는 갈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선들랜드에게 '고든, 나는 이것이 모두 터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며 이러한 상황이 결국 나쁘게 끝날 것으로 예측했다고 말했다.

미국 하원 공개 청문회에서 증언하는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관의 데이비드 홈즈 정무참사관 [UPI=연합뉴스]

미국 하원 공개 청문회에서 증언하는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관의 데이비드 홈즈 정무참사관 [UPI=연합뉴스]

다른 증인인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관의 정무참사관 데이비드 홈즈는 트럼프의 개인변호사 루디 줄리아니가 우크라이나 외교에 개입, 주도한 정치적 의제로 인해 업무의 우선순위가 흐려졌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선들랜드를 수행해 7월 26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을 때 트럼프가 선들랜드와 통화에서 바이든 수사에 관해 물은 것을 들었다고 비공개 증언한 바 있으며 이날도 이를 확인했다.

홈즈는 선들랜드가 통화 후 자신에게 트럼프는 바이든 수사처럼 대통령 본인에게 이익이 되는 '큰 일'(big stuff)에만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수사를 압박하기 위해 원조를 보류한다는 "명백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바이든 의혹' 조사 거론 (PG)[권도윤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트럼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바이든 의혹' 조사 거론 (PG)[권도윤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 향후 일정…연말 탄핵안 투표 전망

하원의 예정된 공개 청문회 일정은 이날로 마감했다. 다만 추가 일정이 잡힐지, 탄핵 추진을 위한 다음 단계로 바로 넘어갈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휴회 기간인 다음 주에 입장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CNN에 따르면 하원은 크리스마스 전까지 탄핵 결의안 투표를 한다는 게 잠정 목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3일 시작된 2주간의 공개 청문회 기간에 12명의 직업 외교관과 전·현직 관리들이 증언했다.

이 가운데 트럼프에게 거액을 기부한 '큰손'인 선들랜드 대사는 전날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대가)를 인정, '폭탄발언'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들랜드는 "정보위원들이 이 복잡한 사안을 간단한 질문의 형태로 압축해왔다는 걸 안다. 백악관과의 통화 및 면담과 관련해 '퀴드 프로 쿼'가 있었는지 말이다. 내 답변은 '예스'다"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트럼프의 직접 명령에 따라 움직였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13일 첫 증언자로 나선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은 자신의 보좌관 홈즈가 선들랜드 수행 과정에서 트럼프와의 통화를 들었다며 "트럼프는 우크라이나보다 바이든 수사에 더 관심을 보였다"고 증언, 외압 논란을 가열시켰다.

CNN에 따르면 하원 정보위는 조사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를 작성 중이며 이는 법사위가 트럼프에게 어떤 조항을 적용해 탄핵을 추진할지 결정하는 자료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권한남용, 사법방해, 의회조사방해 및 뇌물죄를 적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민주당은 트럼프 탄핵을 위한 투표를 크리스마스까지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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