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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파도 이기고 꼭 돌아왔으면'…무녀도 주민의 간절한 바람

송고시간2019-11-2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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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배기자

양식장 작업 간 선장 등 생사불명…가족들 끼니 거른 채 기다려

간절한 무녀도
간절한 무녀도

(군산=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25일 오후 전북 군산시 옥도면 무녀도에서 한 선원이 부두를 걷고 있다.
warm@yna.co.kr

(군산=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연락 안 된다는 소식 듣고 밤을 꼬박 새웠어. 꼭 돌아오기를 바라지만, 바다란 게 무서워서…."

25일 전북 군산시 무녀도에서 만난 심모(52)씨는 거센 파도에 바다로 떠나지 못한 배들이 묶여있는 항구를 하염없이 바라봤다.

심씨는 전날 "김 양식장에 간 남편이 돌아오지 않았다"는 선장 신모(49)씨 아내의 연락을 받고 해경에 실종 사실을 알렸다.

그는 "어젯밤에 함께 수색하고 싶었지만, 파도가 거세 해경 외에는 바다에 들어갈 수 없었다"며 "그때 힘을 보탰다면 조금 더 나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안타까워했다.

심씨 주변에 있던 주민들도 밤새 일어난 사고를 믿을 수 없다는 듯 허공을 응시하며, 연신 담배를 빼 물었다.

실종 김 양식장 관리선 선원 3명 구조…소방당국 "2명 의식있어"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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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악천후 속에서 양식장 무리하게 작업을 하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했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신씨의 배가 항구를 떠난 24일 오전까지만 해도 날씨가 좋아 물결이 잔잔한 편이었다.

하지만 오후 4시께부터 비가 오고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가까운 바다까지 파도가 높게 치기 시작했다.

김종진 무녀 1구 이장은 "지금 김 양식으로 바쁜데, 비를 맞으면 김 수확을 못 한다"며 "아침에 바다에 나갔다가 '조금만 더 작업해야지' 하는 생각에 입항이 늦어져 사고가 난 것 같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항구 근처에 사는 선장 신씨의 가족과 친인척은 집 안에 모여 가족의 생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끼니까지 거르며, 사고 해역 수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주민들은 전날보다 물결이 비교적 잔잔해짐에 따라 어선 14척을 동원해 해경의 수색을 돕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군산시 옥도면 무녀도 인근 해상으로 작업을 나간 선원 5명이 탄 양식장 관리선이 입항하지 않았다는 신고가 전날 오후 11시 9분께 접수됐다.

해경은 수색 9시간 만인 이날 오전 7시 57분께 옥도면 비안도 해상에서 러시아 국적 선원 2명을 구조하고 내국인 선원 박모(70)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선장 신씨 등 배에 탄 나머지 2명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w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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