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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옛 청풍교 '딜레마'…용도 폐기됐는데도 보수공사 진행

송고시간2019-12-0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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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C등급 안전 문제없어" 표면처리, 단면·균열 보수

제천시 "활용 계획 없고 청풍호 경관 저해" 거듭 철거 요청

(제천=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내륙의 바다'로 전국적 명성을 얻는 충북 제천 청풍호 관광지에 '옥에 티'가 하나 있다.

충주댐 건설로 수몰된 지역을 이어주기 위해 1985년 폭 10m, 길이 315m 규모로 건설된 옛 청풍교가 바로 그것이다.

청풍교 입구 [박재천 기자 촬영]

청풍교 입구 [박재천 기자 촬영]

청풍교는 2012년 청풍대교 완공과 함께 용도 폐기된 이후 지금까지 방치되고 있다.

제천지역은 청풍호반의 수려한 경관을 저해하고 있다며 철거를 바라지만, 관리청인 충북도는 막대한 예산 문제를 이유로 유지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7일 충북도와 제천시에 따르면 과거 상판 처짐 현상으로 차량 통행이 제한되는 등 안전 문제가 제기됐던 청풍교는 새 교량(청풍대교) 건설 결정 당시 철거로 가닥이 잡혔다.

2006년 12월 문화재청은 청풍대교 준공 후 1년 이내에 청풍교를 철거하는 조건으로 국가지정문화재(청풍문화재단지) 현상변경 협의를 했다.

2008년 6월 건국대 산학협력단에 청풍교 활용방안 연구용역을 의뢰했던 제천시는 이듬해 수려한 주변 경관과의 부조화가 예상되고, 인도교로도 활용도가 낮다며 철거를 건의했다.

청풍대교에서 바라본 청풍교 [박재천 기자 촬영]

청풍대교에서 바라본 청풍교 [박재천 기자 촬영]

충북도는 2010년 6월 청풍교 철거를 위해 국토부에 청풍대교 총사업비 변경 건의를 했다.

도는 2013년 6일 국토부가 "철거는 유지관리 성격이므로 예산 반영이 어렵다"고 선을 긋자, 2015년에 청풍교를 시설물안전법상 제3종 시설물로 지정하고 안전점검에 나섰다.

도는 청풍교 방치가 논란거리가 되자 지난해 상반기 전문업체에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의뢰했다.

정밀안전진단 결과 내구성 저하 등 문제가 발생했으나 안전에는 큰 지장이 없는 'C(보통)' 등급이 나왔다.

용역보고서는 4억6천만원을 들여 교면 표장, 단면보수, 표면 처리 등 보수·보강하는 것을 1안으로 제시했으나 이 경우 지속적인 유지관리 및 보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했다.

2안은 철거인데 약 100억원의 막대한 비용이 문제로 지적됐다.

도는 보수공사를 결정하고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에 4억원을 반영한 뒤 사업비 이월을 거쳐 지난 1월 제천시에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청풍교와 청풍대교를 지나는 유람선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청풍교와 청풍대교를 지나는 유람선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도는 시가 관련 부서 협의를 거쳐 지난 7월 철거를 공식 요청했는데도 최근 열화·백태 현상에 대한 표면 처리와 함께 단면·균열 보수 공사를 벌였다.

2000년대 초반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서 번지점프장 설치 등의 아이디어가 제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교량 안전 문제가 제기된 이후 지역사회에서 청풍교 활용방안이 더는 거론되지 않고 있다.

제천시는 시간이 지날수록 흉물화하고, 유지관리 비용도 계속 드는 만큼 충북도가 특단의 조처를 해 주길 바라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그러나 "지난해 정밀진단 용역비와 올해 보수비로 3억원을 썼으나 앞으로는 4년마다 안전진단 용역비만 지출하면 된다"며 "현재로서는 안전 문제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관광에 이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하고 있지만,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당장은) 안전관리에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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