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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서 지폐 한 장 둘러싼 기적…도난당한 주인, SNS로 찾아

송고시간2019-12-0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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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생전에 준 마지막 용돈, 지갑에 넣고 다니다 도난당해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말레이시아에서 10링깃(2천850원)짜리 지폐 한 장을 두고 영화 같은 기적이 벌어졌다. 네티즌들은 'SNS의 힘'이라며 박수를 보냈다.

말레이 여성 앤의 아빠가 생전에 준 마지막 용돈
말레이 여성 앤의 아빠가 생전에 준 마지막 용돈

[Anne Malar Yesudass 페이스북]

지난달 30일 말레이시아 믈라카주에 사는 하이자 이자니라는 여성은 페이스북에 "10링깃짜리 지폐에 메시지가 적혀 있다"며 "지폐 주인을 꼭 찾아주고 싶다. 게시물을 널리 공유해달라"고 팔로워들에게 요청했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va0hJySNCe4

10링깃짜리 지폐의 한쪽에는 '2010년 5월 21일 금요일 오전 7시10분에 아빠가 준 마지막 용돈. 사랑해 아빠'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해당 게시물은 순식간에 2만6천회 공유됐고, 1천3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앤과 2010년에 사망한 아버지
앤과 2010년에 사망한 아버지

[Anne Malar Yesudass 페이스북]

하이자가 게시물을 올린 지 불과 사흘만인 이달 3일, 놀랍게도 거의 10년 전 지폐에 메시지를 쓴 당사자와 연락이 닿았다.

주인공은 앤 말라 예수다스라는 말레이시아 여성이다. 앤의 동생이 SNS에 퍼진 게시물을 보고 알려줬다.

2010년 5월 21일 당시 17살이었던 앤은 아버지로부터 학교 앞에서 10링깃을 용돈으로 받았다.

앤의 아버지는 바로 그날 딸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출근하다 사고로 숨졌기에, 10링깃짜리 지폐가 유품이 됐다.

앤은 '아빠가 준 마지막 용돈'이라며 지폐를 항상 지갑에 넣고 다니다 작년 9월 1일 지갑 채로 도난당했다.

앤은 "지갑을 잃어버린 것은 슬프지 않았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도둑맞아 정말 슬펐다"고 밝혔다.

12월 3일 지폐 주인 앤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12월 3일 지폐 주인 앤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Anne Malar Yesudass 페이스북]

앤은 페이스북에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며 "그래. 이것이 바로 소셜미디어의 힘이다. 하지만 그보다 우리가 모두 살면서 직면할 수 있는 상황,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고통이 게시물을 공유하게 만든 것 같다"고 적었다.

이어 "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은 하이자의 한 걸음 덕분이다. 하이자와 가족은 축복받을 것"이라며 "이 모든 일의 배후에는 우리 아빠가 있다. 나와 내 가족을 향한 그의 사랑은 언제나 무한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폐에 10년 전 메시지 적은 앤(왼쪽)과 지폐 찾아준 하이자(오른쪽)
지폐에 10년 전 메시지 적은 앤(왼쪽)과 지폐 찾아준 하이자(오른쪽)

[Anne Malar Yesudass 페이스북]

하이자는 5일 직접 앤을 만나서 '소중한 지폐'를 건넸다.

앤은 하이자와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아빠의 마지막 선물을 손에 쥐고 있으니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 하이자는 이제 내 가족"이라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앤은 네티즌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LOVE, 4글자는 마법의 단어"라고 기쁨을 표현했다.

앤이 되찾은 10링깃짜리 지폐
앤이 되찾은 10링깃짜리 지폐

[Anne Malar Yesudass 페이스북]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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