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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 시도' 인도 성범죄자 사살…잇단 잔혹범죄로 민심도 폭발(종합)

송고시간2019-12-0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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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살인 뒤 불태운 4명, 현장검증 도중 달아나다 경찰 총격받아

법원 가던 다른 피해 여성, 불태워져 중상…시위대 "정의 실현" 요구

4일 인도 동부 콜카타에서 성폭행 근절 등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는 여성들. [AP=연합뉴스]

4일 인도 동부 콜카타에서 성폭행 근절 등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는 여성들. [AP=연합뉴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가 잇단 성범죄 관련 잔혹 사건으로 들끓고 있다.

증언차 법원에 가던 성폭행 피해자가 피의자들로부터 불태워져 중상을 입었고, 여성이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돼 불태워진 사건도 연속해서 일어났다.

이 와중에 현장검증 도중 달아나던 피의자들이 경찰로부터 총격을 받고 사망한 일까지 발생했다. 인도 전역에서는 성폭행 근절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6일 인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와 가디언, CNN방송 등 따르면 지난 5일 20대 여성이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의 운나오에서 5명의 남성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이 여성은 자신이 성폭행당한 사건을 증언하기 위해 법원에 가던 도중이었다.

여성을 공격한 5명 중 두 명은 성폭행 혐의를 받는 이들이었다.

남성 5명은 여성을 흉기로 찌르고 인화 물질을 끼얹은 뒤 불까지 질렀다.

여성은 온몸에 화상을 입고 뉴델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남성들이 보복하려고 그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여성은 교제하던 남성으로부터 육체적으로 학대당해왔고 지난해 해당 남성과 그 친구로부터 성폭행까지 당했다.

5일 인도 서부 암리차르에서 성범죄자를 불태우라며 인형을 불사르는 시위대. [AFP=연합뉴스]

5일 인도 서부 암리차르에서 성범죄자를 불태우라며 인형을 불사르는 시위대. [AFP=연합뉴스]

이에 여성은 경찰에 관련 사건을 신고해 한 남성은 구속됐다.

하지만 그는 보석으로 풀려났고 다른 남성은 도주 중에 이번 범행에 다시 가담했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남부 텔랑가나주 하이데라바드시 인근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된 20대 여성 수의사가 불태워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며칠 뒤에는 북부 비하르주에서도 10대 소녀가 비슷한 사건으로 희생됐다.

이와 관련해 하이데라바드 사건 피의자 4명은 6일 현장 검증 도중 탈주하려다가 경찰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NDTV 등이 보도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경찰의 총을 빼앗아 공격하며 달아나려했고 이에 경찰이 대응 사격을 하는 과정에서 피의자 4명이 모두 사망했다"고 말했다.

잔혹한 성범죄가 잇달아 발생하자 비판 여론도 들끓었다.

네티즌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의와 법질서가 사라졌다", "성폭행 피해자들에 대한 공격이 반복되는 현실이 창피하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3일 인도 뉴델리에서 성범죄 근절을 요구하는 시위대. [EPA=연합뉴스]

3일 인도 뉴델리에서 성범죄 근절을 요구하는 시위대. [EPA=연합뉴스]

이와 관련한 시위도 전국 곳곳에서 벌어졌다.

하이데라바드는 물론 뉴델리, 암리차르, 콜카타 등에서도 여성 운동가 등이 '범인 강력 처벌', '여성 안전 보장'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피해자가 당한 것처럼 범인들도 불태우라며 인형을 불사르기도 했다.

인도에서는 2012년 뉴델리 시내버스 안에서 20대 여대생이 집단으로 성폭행당한 뒤 잔인하게 살해된 사건이 발생하면서 성범죄 관련 형량이 강화됐다.

하지만 2017년에만 3만3천658건의 강간 사건이 신고될 정도로 관련 범죄는 여전히 범람하는 상황이다.

인도에 성범죄가 만연하고 일부 범행 수법은 다른 나라에서 비슷한 예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잔인한 것은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일부 사회 인식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단순히 인도의 인구가 많기 때문에 성범죄가 빈발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아니라 일부의 성범죄 관련 인식 자체가 아직 매우 낮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도의 영화감독인 대니얼 슈라반은 "성폭행은 심각하지 않지만, 살인은 용납할 수 없다"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폭력이 없는 성폭행은 합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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