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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재계 리더들 "경제협력, 계속 발전시켜야"

송고시간2019-12-0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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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학술원 주최 제1회 '도쿄포럼' 패널토론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작년 10월 한국 대법원의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계기로 전반적인 한일 관계가 극도로 악화한 가운데 경제 분야에서만큼은 관계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는 한일 재계 리더들의 의견이 나왔다.

한일 재계 주요 인사들은 6일 오후 도쿄대 혼고캠퍼스에서 최종현학술원과 도쿄대 공동 주최로 열린 국제학술대회인 제1회 도쿄포럼의 '한일 재계 리더 패널 토론'에서 역사 인식을 둘러싼 양국 간 대립이 경제 분야로 파급된 상황을 진단하고 타개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일 재계 리더들은 오구라 가즈오(小倉和夫) 전 주한 일본대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 세션에서 현 상황을 방치해선 안 된다는 데 대체로 공감했다.

제1회 도쿄포럼에서 토론하는 한일 재계 주요 인사들
제1회 도쿄포럼에서 토론하는 한일 재계 주요 인사들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한일 재계 주요 인사들이 6일 최종현학술원과 도쿄대 공동주최로 열린 제1회 도쿄포럼에서 패널 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오구라 가즈오 전 주한 일본대사,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최태원 SK 회장, 나카니시 히로아키 경단련 회장, 미무라 아키오 일본상의 회장,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금융 회장. 2019.12.6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삼양홀딩스 회장)은 "경제는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이 중요한데, 한일 간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황"이라며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미래를 위한 공존공영의 길을 걸어온 한일 경제 관계가 조속히 제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두 나라 정부가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양국 관계 악화로 소재부품 등의 글로벌 공급 체인이 위협받는 것은 한일 양국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우수 품질의 제품을 필요로 하는 전 세계에 크게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일본 정부가 취한 대한(對韓) 수출규제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이어 한일 관계 악화로 아쉬운 점은 저출산, 고령화, 청년 구인난(일본)·구직난(한국) 등 양국 공통과제 해결에 있어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협력도 악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라며 협력 관계를 서둘러 복원해야 함을 강조했다.

나카니시 히로아키(中西宏明)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회장은 "한일 양국은 산업화 과정에서 형태는 바뀌어 왔지만 깊은 유대 관계를 바탕으로 한 비즈니스 교류를 지속해 왔다"면서 정치 영역과 달리 경제는 계속 발전시켜 나갈 분야라는 것이 한일 관계의 중요 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는 한일 두 나라가 경쟁력을 갖춘 산업 분야에서 협력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쿄포럼에서 발언하는 최태원 SK 회장
도쿄포럼에서 발언하는 최태원 SK 회장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인 최태원 SK 회장이 6일 도쿄대 혼고캠퍼스에서 열린 제1회 도쿄포럼의 '한일 재계 리더' 패널 토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9.12.6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으로 이번 포럼을 조직한 최태원 SK 회장은 한일 양국이 미래에 협력할 가장 유망한 분야의 하나로 5세대 이동통신(5G)을 들었다.

최 회장은 "5G 환경을 제공하는 테스트 베드를 한일 양국에 만들어 협력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두 나라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제시해 장점을 키워나간다면 양국 차원을 넘어 세계적인 플랫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무라 아키오(三村明夫)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은 지금의 한일 관계를 '최악'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까지 양국 간에 여러 차례 긴장감이 있었지만 잘 풀린 것은 안보 부문에서 협력한다는 신뢰감, 경제 분야에서의 윈윈 관계, 활발한 인적 교류 등 3가지 요인이 있었다"면서 안보 분야의 여건 등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우려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문제를 놓고 한일 정부가 대립한 점을 거론한 것이다.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서 이야기하기가 어렵다는 현실론을 제기하기도 한 미무라 회장은 또 1965년 체결된 한일기본조약과 청구권협정을 토대로 양국 재계가 안심하고 관계를 강화할 수 있었다면서 그 관계가 삐걱거리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허용수 GS에너지 사장은 한일 양국을 합치면 세계에서 LNG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곳이 된다며 두 나라가 협력할 경우 싱가포르를 제치고 저장, 물류 등에서 아시아 LNG 시장의 허브로 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 사장은 또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신재생 에너지 등의 분야를 한일 양국 기업이 협력할 수 있는 유망 분야로 꼽았다.

사토 야스히로(佐藤康博) 미즈호금융그룹 회장은 "한일 무역의 연관성은 글로벌 공급 체인 안에서 대단히 중요하다고 하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부문이 금융 관계"라고 했다.

사토 회장은 "한일 간에는 통화 스와프 협정이 있었는데, 현재는 중단 상태가 됐다"며 향후의 시장 위기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를 지킬 수 있는 금융 인프라인 스와프 협정을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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